[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박정현 무패 행진을 막아설 도전자가 과연 나올까?
SBS '신의 목소리' 박정현의 무패 행진이 어느덧 8연승을 넘어 섰다. 박정현은 이제껏 어떤 방송에서도 볼 수 없었던 무대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어떤 미션곡과 어떤 핸디캡이 주어져도 끄떡없는 그녀의 목소리 덕에, 1억원 상금의 주인공은 좀처럼 탄생하지 않고 있다. 시청자 사이에서는 박정현이 제자진의 '보험'이라는 우스갯 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의 목소리' 박상혁 PD 또한 "박정현이 1억원 상금을 세이브하기 위한 마지막 보험이라는 반응을 봤다"라고 웃으며 "네티즌이 박정현에게 '학교종', '한국인을 빛낸 100인의 위인들'을 미션곡으로 줘야 그나마 이길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들 하더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정현이라면 동요마저도 전혀 새로운 장르로 소화해 낼 것만 같다. 박정현은 그간 도전자들이 내민 수 많은 상상불가 미션곡들을 트로트, 댄스 뮤직, 랩에 이르기까지 매 번 다른 스타일로 재해석해내며 진정한 '신의 목소리'임을 인정했다. 지난 6일 방송에서는 젝스키스 '커플'을 레트로풍으로 편곡해 또 한 번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박 PD 또한 "솔직히 제작진도 '커플'은 어렵겠다 싶었다. 근데 우크렐레를 가미해 한편의 브로드웨이 뮤지컬 같은 무대를 펼쳐냈다"라며 "매번 주어진 노래가 다 다른 스타일이었는데, 그것을 소화한 것은 물론 또 각기 다르게 재해석했다는 것이 정말 놀랍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8연패를 하는 동안 제작진은 '이건 쉽지 않겠다' 싶었던 곡이 한 두개가 아니었다. 하지만 매번 상상 이상으로 해냈다"라고 새삼 감탄했다.
'신의 목소리'는 여느 경연 예능과 달리 탈락 제도가 없다. 기존 음악 예능이었다면 무려 8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박정현의 '명예졸업' 가능성도 거론됐을 법한 상황이다. 왜 '신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이런 반응이 없을까?
박 PD는 "'신의 목소리'는 가수들의 서바이벌이 아니다. 도전자에게 진다고 가수가 하차하지 않는다. '신'이라 불리는 5인의 가수들은 스케줄에 따라 빠질 수도 있고, 그때 그때 조율해 가수들의 라인업이 바뀐다"라고 프로그램의 진행 방식을 되짚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출연 여부 조차 자유로우니, 승부에 얽매이지 않는 시스템이라는 설명이다. 헌데 박정현은 '신의 목소리'가 파일럿으로 방송될 때부터 녹화에 한 번 빠지지도 않고, 실력자들의 도전을 흔쾌히 받아들여왔다.
가수에게는 도전자가 선택한 곡을 3시간 안에 자신의 방식으로 소화해야하는 결정적인 핸디캡이 있다. 도전자에게 진다고 해서 그 실력까지 의심을 받지 않는다. 위대한 보컬리스트에게 맞설 정도로 놀라운 실력을 지닌 도전자를 조명하고, 그 용기와 재능에 박수를 쳐주는게 '신의 목소리'의 존재 가치다. 이 때문에 '명예졸업' 등의 장치를 고안할 이유가 없는 것.
박정현은 지난 5일 방송에서 등장한 김성은을 섭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제작진에 다르면 Mnet '프로듀스 101'의 보컬트레이너로 활약한 김성은은 박정현의 부름을 받고 출연했다. 김성은은 아이오아이, 트와이스, 방탄소년단 등을 가르친 스타 트레이너. 자신과 대적할지도 모르는 무대에 아끼는 후배를 적극 영입하는 박정현의 모습은 보컬 여신의 여유마저 느껴진다.
박정현이 어디까지 무패 행진을 이어갈지, 또 어떤 무대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는 현재 '신의 목소리' 최고의 관전 포인트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보다 더욱 기대되는 것은 이 무패 신화를 깨뜨릴 도전자의 등장이다. 박정현이 계속해서 '신의 목소리' 무대에 오르는 것 또한 이 때문이다. 때가 오면 누구보다 기쁘게 박수를 쳐 줄 그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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