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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해진 수원-수원FC, 두번째 더비는 축제 아닌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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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첫번째 수원더비의 키워드는 '축제'였다.

'진짜 더비'의 탄생에 의미를 뒀다. 그간 K리그에도 슈퍼매치, 동해안 더비, 제철가 더비 등이 있었지만 엄밀히 말해 더비는 아니었다. 1996년 서울을 연고로 하던 일화, 유공, LG가 각각 천안, 부천, 안양으로 연고지를 바꾸면서 K리그에는 한 도시에 두개의 클럽이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원FC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입성하며 한도시의 수원FC와 수원 삼성이 펼치는 '진짜 더비'의 시대가 열렸다.

수원과 수원FC는 영광적인 첫 더비에 걸맞는 재밌는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실제로 그랬다. 수원종합운동장에서 1만1866명의 관중이 모였다. 수원 서포터스의 압도적인 응원 속에 더비의 분위기를 제대로 냈다. 경기도 재밌었다. 수원FC가 후반 맹공을 퍼부으며 팽팽한 경기 속에 진행됐다. 승부는 경기 막판 염기훈의 극적인 골로 수원의 2대1 승리로 마무리됐다. 승자는 갈렸지만 모두가 행복했던 더비였다.

7월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두번째 수원더비의 키워드는 '승부'다.

수원과 수원FC 모두 축제를 즐길 여유가 없다. 수원은 9위, 수원FC는 최하위로 추락했다. 특히 수원은 울산과의 지난라운드에서 충격의 1대2 역전패를 당하며, 성난 팬들이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는 일까지 벌어졌다. 당장 승점 3점이 급한 상황이다.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더비 미디어데이는 이런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됐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우리가 최근에 아쉬운 경기를 많이 했다. 요즘 장마비가 오는데 안그칠 것 같은 폭우 속에서도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해가 비추는 것을 보면 우리도 반등의 기회가 찾아 올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2차전은 우리도 피할 수 없는 승부다.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고 했다. 조덕제 수원FC 감독도 "우리가 잔류해야 2017년에도 더비를 할 수 있다. 수원FC에게 7월은 대단히 중요하다. 더비도 중요하지만 7월 스케줄 속의 한경기다. 옆에 있으면 친구, 동생도 될 수 있지만 승부가 더 중요하다. 수원FC가 달라진 것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선수들의 각오도 같았다. 수원의 염기훈은 "지난 경기에서는 첫 더비였고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치렀다. 이번 경기는 팬들이 우리에게 실망감을 가진만큼 팬들을 위한 경기하겠다. 개인적으로 지금 순위가 낯설기도 하고 자존심도 상한다. 팬들의 실망감을 기대로 바꾸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수원FC의 김한원도 "복수가 목표다. 더비전은 무승부도 아닌 승점 3점을 위해 싸워야 하는 경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팀은 이번 경기가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는 경기라고 했다. 내용 보다는 결과에 초점을 맞춘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약을 묻는 질문에서도 "승리가 목표"라고 잘라말했다. 서 감독은 "전반 45분이 중요하다. 이번 경기는 전반전에 어떤 의지를 갖고 하는지가 경기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1차전에서 골을 넣었던 산토스, 염기훈의 발끝에 기대를 걸었다. 조 감독은 "수원이 계속해서 후반 막판에 좋지 않았다. 1차전에서도 후반 막판에 우리가 극장골을 넣을 것이라고 했는데 역으로 당했다. 최근 리그에서 막판에 골이 많이 터진다. 이번 경기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양 팀 사정이 절박하지만 그래도 클래식 유일의 더비 다운 특별함은 잃지 않았다. 'WE BUILT THIS CITY ON FOOTBALL'이라는 특별응원가와 수원더비만을 위한 특별한 로고가 만들어졌다. 수원더비만을 위한 기념티켓도 제작됐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수원종합운동장부터 시청 앞 사거리까지를 '더비 거리'로 조성해 양 팀의 깃발 300개씩 600개를 설치했다. 양 팀의 엠블럼과 경기 시간이 적혀있는 매치볼도 또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경기 후에는 시청 사거리부터 문화의 거리까지를 '승자의 거리'로 만들어 승리팀 깃발 계양하기로 했다. 과연 이겨야 사는 두번째 수원더비의 승자는 누가될까.

수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