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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이 스스로 절대 못한다던 6연승을 한 원동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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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팀의 현재 전력으로는 절대 5연승, 6연승 못합니다."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이 올시즌을 치르면서 많이 한 말 중 하나는 넥센이 긴 연승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넥센은 6일 1위 두산 베어스에 6대5 역전승을 거두면서 파죽의 6연승을 달렸다. 지난 6월 29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부터 계속 승리를 이어오고 있다. 6연승은 NC가 기록한 15연승과 두산과 NC가 한번씩 거둔 8연승, 두산이 한차례 기록한 7연승에 이어 올시즌 최다연승 4위의 기록이다. 6연승은 넥센을 포함해 한화, KIA, LG 등이 기록했다.

▶넥센은 왜 연승이 힘들다고 했나

넥센은 모든 야구팬들이 알다시피 올시즌 전력 손실이 컸다. 에이스인 밴헤켄이 일본으로 떠났고, 마무리 손승락도 FA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막강 미들맨으로 활약했던 한현희와 조상우는 모두 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가 있다. 사실상 마운드를 새롭게 짜야 했다. 타선 역시 마찬가지. 박병호가 미국으로 떠났고, 유한준은 고향팀인 kt로 옮겼다. 중심타자 2명이 모두 팀을 옮기며 타선 약화까지 예상됐고, 전문가들은 넥센을 꼴찌 후보로 놓을 수밖에 없었다.

시즌 초반 빠른 발을 이용한 기동력 야구와 신재영 박주현 등의 신예 선수들의 활약으로 상위권을 달릴 때만해도 시즌 중반이 되면 자연스럽게 순위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들도 많았다. 신재영과 박주현이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각 구단의 전력분석으로 인해 장단점이 파악되면 계속 좋은 피칭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봤고, 외국인 투수들의 파워도 그리 좋지 않았다. 또 새로 꾸린 김상수-이보근-김택형-김세현의 필승조 역시 불안감을 노출할 것으로 보였다.

염 감독은 팀 전력의 한계를 인정했다. 현재 전력이 넥센이 올시즌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라고 했다. 누군가가 부진에 빠졌을 때 대신해서 들어와 활약을 해줄 구원군도 없다. 염 감독이 연승을 할 수 없다고 한 것은 그만큼 전력이 안정돼 있지 않다는 뜻이었다. 누구든 실수를 할 수 있고, 갑자기 부진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연승을 이어가기 쉽지 않다는 것.

연승보다는 연패를 하지 않고 5할 승률을 유지하는게 중요했다. 현재 전력의 선수들을 어떻게 잘 운용하는가가 올시즌 성적을 좌우할 수 있었다. 염 감독은 이기는 경기에 전력을 다하고 지는 경기는 지는 쪽을 택했다. 모든 경기를 이기려 했다간 자칫 이길 수 있는 경기마저 놓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었다. 투수와 야수 모두 철저하게 체력 관리를 했다. 신예 신재영과 박주현은 투구수와 투구 간격으로 체력을 보충할 시간을 줬고, 불펜 투수들은 철저히 갯수와 연투를 계산했다. 웬만해선 지고 있을 땐 필승조를 투입하지 않았다. 야수들도 역시 큰 점수로 뒤질 땐 5회 이후 교체를 통해 휴식 시간을 줬고, 지명타자 자리를 이용해 선수들이 수비를 하루 쉬게 해주기도 했다.

올시즌 확실한 전략을 가지고 시즌을 시작한 넥센은 의외로 안정감 있는 투-타 전력을 보여주며 3위까지 올랐고 6연승을 달렸다.

▶무너지지 않는 마운드와 집중력 높은 타선의 조화

6연승한 경기들을 보자 6경기중 3점차 이하의 접전이 5경기나 됐다. 6월 30일 11대5로 승리한 한화전만 편했고, 나머지 경기들은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편하게 이긴 경기가 별로 없었다. 3일 KIA전서는 뒤지다가 9회말 2사후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고, 11회말 끝내기로 승리를 했고, 6일 두산전도 뒤지다가 8회초 동점을 만들고 9회초에 역전을 해 6-4로 앞섰으나 9회말 1점을 내주고 2사 1,2루의 위기에서 간신히 승리를 지켜내며 6연승을 완성했다.

6경기의 평균 자책점이 5.14로 이 기간 10개 팀 중 4위의 기록이었다. 결코 뛰어났다고는 하기 어렵다.

선발 투수들이 제몫을 했다고 보긴 힘들다. 6경기 중 선발 투수가 퀄리티스타트를 한 경우는 29일 한화전의 피어밴드(8이닝 1실점)뿐이었다. 불펜진 역시 마찬가지. 6경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82로 전체 6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잘 버텼다. 선발들은 6월 30일 한화전의 박주현(3⅔이닝)을 제외하면모두 5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불펜진의 소모를 최소화로 막았고, 불펜진도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블론세이브는 하나도 하지 않으면서 끝내 승리를 지켜냈다.

어렵게라도 지켜낸 마운드의 바탕에 강정호 박병호 유한준이 없는 타선이 승리를 가져왔다. 6경기서 넥센 타자들의 타율은 무려 3할4푼7리나 됐다. 홈런은 6개로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49득점으로 경기당 8.2점을 얻었다.

고종욱은 타율 6할7리(28타수 17안타), 출루율 6할2푼1리로 테이블 세터의 역할을 다했다. 10득점으로 팀 전체 득점의 5분의 1을 차지했다. 고종욱이 나가면 윤석민이 불러들였다. 타율 5할2푼2리(23타수 12안타)에 2홈런, 9타점을 올렸다.

부진했던 채태인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고무적인 일. 채태인은 6연승 동안 타율 3할6푼8리(19타수 7안타)에 1홈런, 5타점을 올렸다. 주전들만 좋은 활약을 보인 것은 아니다. 박정음의 경우 지난 3일 KIA전서 선발에서 제외됐다가 대니 돈의 갑작스런 사구 부상으로 인해 대주자로 출전해 연장 11회말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연승 이후가 고민

염 감독은 "우린 6연승을 할 수 없다"면서 같이 했던 말이 "우린 5연승, 6연승 해서도 안된다"였다. 염 감독은 연승을 하더라도 연승 이후의 후유증을 걱정했었다. 염 감독은 "연승을 하다보면 결국 선수들이 무리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경기를 패하면 주전들을 일찍 빼주면서 체력을 관리할 수 있는데 이기다보니 주전들이 계속 출전을 해야하고, 그러다보면 잔부상에 빠지거나 혹은 큰 부상이 올 수도 있다. 투수 역시 마찬가지다. 이기니 필승조가 많이 나와야 하고, 이기기 위해 휴식일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작은 무리가 모이는 동안 선수들은 연승의 분위기에 잘 느끼지 못하지만 연승이 끝난 뒤에 후유증으로 찾아온다.

올시즌 연승을 했던 팀이 곧바로 연패에 빠지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15연승을 달린 NC는 연승이 끝난 뒤 5연패(1무 포함)에 빠졌고, 최근 6연승을 달렸던 KIA는 넥센이 6연승을 하는데 도움을 주며 4연패에 빠졌다가 6일 kt전에서 승리하며 기운을 차렸다. LG는 6연승 뒤 1패, 1승 뒤 4연패를 했었다.

넥센도 지난 5월 6일(고척 KIA전)부터 4연승을 했다가 곧바로 4연패에 빠진적이 있다.

넥센은 이번주 1위 두산, 2위 NC와의 6연전이 예정돼 있었다. 염 감독은 이제껏 해온대로 팀을 운영할 것임을 밝혔다. 굳이 연승에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뜻.

염 감독 스스로 연승이 힘들다고 했던 넥센의 연승행진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연승이 끝난 뒤 염 감독이 우려하는 후유증을 겪을까. 넥센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