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드디어 시즌 전반기 종료 이전에 비어있는 외국인 투수 슬롯을 채울 듯 하다. 아직 계약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선수와 사실상 최종 계약 단계에 다다른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가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는 대상은 현재 추신수와 같은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의 좌완 투수 에릭 서캠프(29)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7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SK 와이번스와 원정경기를 치르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보다 떨어지는 변화구를 갖고 있는 투수가 더 좋을 것 같다"며 자신이 바라는 새 외국인 투수의 유형에 관해 잠시 언급했다. 그런데 마침 이날 한 온라인 매체에 한화 구단이 곧 서캠프를 영입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김 감독은 서캠프에 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공교롭게도 서캠프는 강속구보다는 변화구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유형의 투수다.
지난 2008년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6라운드 177순위로 지명된 서캠프는 2011년 빅리그에 데뷔해 6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5.74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2년 부상으로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2013년에 복귀했으나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저니맨'이 됐다. 2014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이어 2015년 LA다저스로 이적했다. 올해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소속으로 9경기에 선발로 나왔지만, 5패에 평균자책점 6.98로 부진했다. 결국 팀으로부터 웨이버 공시를 당했고, 지난 6월30일 텍사스 레인저스가 영입했다. 최근 5년 사이에 5개 팀을 옮기던 서캠프는 결국 KBO리그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한화 관계자 역시 서캠프와 입단을 전제로 최종 협상 중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확정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구단 관계자가 미국으로 건너가 최종 단계에서 협상 중인 것은 맞다. 계약 내용에 합의한 뒤에 메디컬 테스트에서도 문제없이 통과해야 하는 절차등이 남아있다. 올스타 휴식기 이전에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한화는 외국인 투수를 1명만 쓰고 있다. 알렉스 마에스트리를 퇴출하고 영입한 강속구 투수 파비오 카스티요만 있다. 190만달러의 역대 최고몸값을 주고 재계약한 에스밀 로저스가 팔꿈치 부상으로 중도 이탈하는 바람에 한 자리가 비었다. 이 자리를 빨리 채워야 선발진이 안정될 수 있다. 그 대안으로 현재 서캠프가 유력한 상황. 과연 서캠프가 최종적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게될 지, 그리고 한국리그에 온다면 팀에 기여할 수 있을 지가 궁금해진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