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7일(이하 한국시각)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4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강정호는 지난달 18일 시카고 도심 미시간 애비뉴 웨스틴호텔로 테이트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한 여성(23)을 불러 술을 먹인 후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신분이 드러나지 않은 이 여성은 강정호가 권한 술(알코올성 음료)을 마신 후 잠시 정신을 잃은 사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주장했다. 그 여성은 사건 발생 이틀 후 병원에 갔고 성폭행 피해 증거 채취 검사를 한 후 열흘 후 경찰에 신고했다. 시카고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 단계다. 피츠버그 구단과 메이저리그 사무국 그리고 메이저리그선수협회는 이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 강정호는 혐의만 있을 뿐 기소된 건 아니다. 따라서 혐의가 입증되기 전까지는 평소 처럼 똑같은 메이저리거 대우를 받는다. 미국 지역지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도 '조사를 받는 것과 기소가 되는 건 큰 차이가 있다.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상적으로 기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기소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어떠한 징계도 있을 수 없다는 주장까지 덧붙였다. 강정호를 현 단계에서 범죄자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는 강한 목소리로 해석된다. 그러나 강정호를 기소할 명백한 증거가 드러난다면 무거운 처벌을 받는게 맞다고 봤다.
미국에서 성폭행은 중범죄로 분류된다. 시카고 경찰이 수사 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 기소 판단은 검찰에서 하게 된다. 현재 단계에선 경찰의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강정호의 향후 거취가 결정된다. 강정호와 피츠버그 구단은 이번 사건이 미국 언론을 통해 외부로 알려진 후 일체 코멘트를 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진위 여부를 따지는데 있어 강정호와 그 여성의 진술 그리그 여성이 제출한 증거를 시카고 경찰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가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검찰이 강정호를 기소한다면 지금 처럼 정상적으로 경기에 출전하기는 어렵다. 그때부터는 강정호가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은 모습 보다 검찰에 불려다니거나 변호사를 만나야 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강정호의 향후 거취를 예상하는 건 무리수다. 참고로 일리노이주법상 성폭행 혐의로 기소될 경우 초범이면 죄질에 따라 재판에서 최소 4년 징역에서 15년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