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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이 말하는 주장, 사우바도르의 '몽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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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은 선수들 중 가장 바쁘다.

일인다역을 소화해야 한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간 가교역할은 물론 휘슬이 울리면 그라운드에서 구심점이 돼야 한다. 희생과 헌신은 '캡틴'의 가장 큰 덕목이다. 리더십도 있어야 한다.

토너먼트 대회에선 주장 선임도 중요하다. 반복되는 경기 일정상 분위기는 널뛸 수 있다. 코칭스태프가 중심을 잡아야 하지만 선수들 사이에는 또 다른 영역이 있다. 주장이 소통의 중심이 돼 다잡아야 할 부분이 있다.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주장 선임을 위해 마지막 고민을 하고 있다.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인 장현수(25·광저우 부리)와 손흥민(24·토트넘)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장현수는 예상된 '주장 카드'다. 그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주장으로 선임돼 무난하게 '조연 역할'을 했다. 28년 만의 금맥 사냥에 주춧돌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태용호의 23세 이하 선수들로부터도 신망이 두텁다. 첫 손에 꼽히는 주장 후보다. 신 감독의 머릿속에도 장현수가 있다.

신 감독은 장현수와 함께 손흥민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유가 있다. 손흥민은 개성 강한 공격수다.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서 있는 팀의 간판이다. 하지만 시선이 지나치게 편중될 경우 겉돌 수도 있다. 신 감독은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채우면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무거운 책임감이 또 다른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가능성에선 장현수가 여전히 높다. 신태용호는 별도의 국내 소집훈련 없이 18일(이하 한국시각) 장도에 올라 상파울루에 캠프를 차린다. 장현수는 23일 옌벤과의 중국 슈퍼리그 경기를 마치고 25일 상파울루에 합류한다. 선수들과 호흡할 시간이 충분하다.

반면 손흥민은 합류가 가장 늦다. 토트넘은 7월 호주 멜버른에서 프리시즌이 예정돼 있다. 손흥민은 26일 유벤투스, 29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2연전을 치른 후 31일 조별리그가 열리는 사우바도르에서 신태용호에 가세한다. 신 감독이 8월 5일 피지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손흥민을 아끼겠다고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손흥민을 주장으로 선임하기에는 아무래도 시간이 부족해 보인다.

신 감독의 고충은 또 있다. 이른바 사오바도르의 '몽니'다. 올림픽대표팀은 31일 사우바도르에 입성한다. 신태용호는 피지전에 이어 8월 8일 독일과의 조별리그 2차전도 사우바도르에서 갖는다. 한국과 함께 C조에 속한 피지, 독일, 멕시코과 같은 호텔에 투숙한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사우바도르에는 리우올림픽조직위원회가 지정한 4개의 공식 훈련장이 있다. 환경이 극과 극이다. 가까운 훈련장은 호텔에서 20~30분만 이동하면 된다. 반면 가장 먼 훈련장은 무려 90분이나 소요된다. 왕복 3시간이 걸린다. 한데 조직위는 신태용호에만 유독 가혹했다. 가장 많은 3차례의 훈련을 이곳에 배정했다.

신 감독은 "조정이 필요하다. 만약 조정이 되지 않더라도 그 훈련장은 갈 수 없다.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며 "훈련 시간은 상관없다. 다른 팀이 지정받은 가까운 훈련장이 비면 그 시간을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리우올림픽이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신 감독의 '올림픽 시계'도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