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2시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2016년 리우올림픽 개막 30일을 앞두고 9종목 17명의 태극전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4년을 절치부심기다렸다. 올림픽에 처음 도전하는 남자유도의 안창림이나, 세번째 올림픽에 나서는 배드민턴의 이용대도 저마다 자신감이 넘쳤다. 저마다 사연은 달랐지만 목표는 하나였다. 금메달을 향한 꿈을 숨기지 않았다.
▶두번째 금메달을 위해
역시 스포트라이트는 강력한 금메달 후보들에게 모아졌다. 특히 이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선수들에게 관심이 쏟아졌다. 경험의 힘은 특별했다. 부담감 보다는 자신감이 더 커보였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양궁의 기보배는 "주위에서 2연패를 언급해서 의식 안할수가 없다"며 "런던 이후 목표의식이 뚜렷하지 못했던 것이 나를 나태하게 만들었다.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 올림픽이라 생각하고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 꼭 시상대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드민턴 이용대도 마찬가지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 이후 두번째 금메달을 위해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용대는 "이번이 세번째 올림픽이다. 런던에서는 아쉬운 결과가 있었다. 이번에 리우올림픽을 준비하며 세계랭킹 1위로 리우에 가자고 했는데 목표를 이뤘다. 남은 30일 준비 잘해서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했다.
자신감의 바탕에는 철저한 준비가 있었다. 런던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던 구본길은 "런던에서 성적이 좋았기에 외국팀들의 견제가 심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비디오분석을 통해 많은 준비를 했다. 과거 발펜싱만 신경썼다면 이제 손펜싱도 준비했다. 자신있다"고 했다.
▶유종의 미를 위해
베테랑들의 각오는 특별했다. 생애 마지막이 될수도 있는 올림픽, 유종의 미를 꿈꿨다. 5번째 올림픽에 나서는 '우생순 신화의 주역' 핸드볼의 오영란(44)은 "이제 진짜 마지막이라 생각한다.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 그게 내 희망이다"라고 했다. 여자역도의 윤진희(30)와 남자체조의 유원철(32)은 8년만의 올림픽 무대 복귀다. 모처럼 돌아온 올림픽이서인지 그 각오는 더욱 간절했다. 윤진희는 "긴 공백기가 있었다. 이 자리에 다시 돌아온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반드시 좋은 결실을 맺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유원철은 "8년만의 올림픽 출전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주장으로 후배들을 잘 이끌어서 좋은 성적을 가지고 돌아오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탁구의 맏형 주세혁(36)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개인전 출전권을 후배들에게 양보했다. 미래를 위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메달을 향한 꿈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다. 그는 "목표는 단체전 메달 입상이다. 예년에 비해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이지만 준비를 잘하면 메달 획득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각자의 사연과 뜨거운 땀, 남모를 노력으로 치열하게 보낸 4년의 세월. 기자회견 직후 수많은 카메라 앞에선 태극전사들은 한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쳤다. D-30, 마음속에 품은 리우 챔피언의 꿈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태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