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학교에 와서 동심에 푹 빠졌다. 부러웠다."
교육 내내 강소휘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평소에도 과묵한 성격으로 소문이 자자한 선수. 이따금 아이들의 실수와 장난에 살짝 미소가 스쳐지나갈 뿐이었다. 당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의 포커 페이스.
궁금했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마친 강소휘에게 물었다. '교육 내내 무슨 생각을 했느냐'고.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참 부러웠다."
강소휘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본격적으로 배구 선수의 길을 걸었다. 이날 교육에 참가한 학생들과 같은 나이였다. 한참 깔깔거리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놀아야 할 나이에 강소휘는 운동 밖에 몰랐다고 한다. "친구들이랑 떡볶이도 먹고 싶고 놀이터에 가고도 싶었다. 하지만 나는 수업을 마친 후에는 오로지 고된 훈련의 연속이었다"고 회상했다.
천진난만하게 뛰어 노는 아이들이 부러웠다는 강소휘. 하지만 후회는 없다고 한다. "그 때는 정말 힘들고 외롭기도 했다. 사실 초등학교 때 친구들은 거의 없다"면서 "함께 운동했던 친구들, 그리고 고등학교 동창 몇 명과 연락을 주고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나는 프로 선수가 돼서 일찍이 돈을 벌기 시작하니 그 점만큼은 참 좋다. 또래 친구들은 다 학생이라 내가 주로 계산을 한다"며 "가끔은 나도 얻어먹고 싶다"고 수줍게 웃었다. 아직은 영락 없는 '소녀' 강소휘였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