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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투아닌 졸전, 넥센은 못했고 KIA는 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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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KIA 타이거즈가 더 못했다.

3일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시즌 10번째 맞대결. 넥센이 연장 11회까지 가는 승부 끝에 7대6으로 승리했다. 최근 5연승, KIA전 9연승과 함께 시즌 성적은 42승1무34패. 승패 마진이 +8다. 반면 다잡은 승리를 놓친 KIA는 4연패로 33승1무41패가 됐다. 마무리 임창용이 9회 블론 세이브를 저지르며 넥센전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KIA가 앞서가면 넥센이 곧장 추격했다. KIA는 3회초 노수광이 1사 후 넥센 선발 신재영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폭발했다. 볼카운트 2B2S에서 한 가운데 직구(136㎞)를 걷어 올렸다. 그러자 넥센은 3회말 1사 1루에서 고종욱이 중월 3루타를 터뜨리며 타점을 올렸다. 5회초 KIA가 다시 달아났다. 안타와 상대 실책을 묶어 만든 1사 1,2루에서 김주찬이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넥센 역시 5회말 볼넷 2개로 1사 1,2루 기회를 잡은 뒤 고종욱의 내야 안타, 곧바로 이어진 선발 임기준의 실책으로 3루 주자 장영석이 홈을 밟았다.

이후 KIA가 6회초 나지완의 투런 홈런으로 또 한 번 리드를 잡았다. 전날 대포 2방을 가동한 나지완은 무사 1루에서 김택형의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하지만 7회 1사 1,2루에서 포수와 우익수가 연거푸 실책을 저지르며 동점을 허용했다. KIA 포수 이홍구는 볼카운트 2B1S에서 곽정철의 4구째 원바운드 공을 잘 블로킹했으나, 2루로 뛰려던 주자를 잡기 1루로 던진 송구가 짧았다. 공은 뒤로 빠졌고, KIA는 백업 플레이한 우익수 노수광마저 3루에 악송구,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은 최악의 상황을 경험했다. 경기 전 "넥센을 만나면 다들 여유가 없는 것 같다"는 김기태 KIA 감독의 진단 그대로였다.

하지만 KIA는 9회 넥센 마무리 김세현을 공략했다. 선두 타자 김주찬의 우전 안타, 이범호의 내야 안타, 브렛필의 좌전 안타로 1점을 추가했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는 이홍구가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한 임창용이 무너졌다. 블론 세이브를 저질렀고 패전 투수까지 됐다.

임창용은 출발은 좋았다. 9회 선두 타자 서건창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초구 직구에 방망이가 밀리면서 투구수까지 절약했다. 하지만 고종욱에게 몸쪽 커브를 던지다 우월 2루타를 허용했다. 계속된 1사 2루에선 김하성을 1루수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사달이 났다.

2사 2루, 타석에는 유재신. 7회말 윤석민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대주자로 투입된 백업 요원이다. 이 때가 이날 경기 첫 타석이기도 했다. 홈런 부담이 없는만큼 임창용은 직구로 윽박지르고자 했다. 볼카운트 2B에서 잇따라 속구를 던지며 범타 혹은 삼진을 노렸다. 하지만 유재신이 4차례나 커트하며 끈질기게 버텼다. 풀카운트에서 던진 8구째 높은 직구에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걸어나갔다. 2사 1,2루.

임창용은 급격히 흔들렸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결국 박정음의 타석 때 보크를 저질렀다. 2루 견제를 하는 과정에서 글러브와 하체가 살짝 움직이면서 주자가 한 베이스씩 진루했다. 김성철 2루심은 홈으로 던질 듯한 동작을 취했다고 판단했다. 핀치에 몰린 임창용은 이후 폭투까지 저질렀다. 볼카운트 1B1S에서 박정음에게 던진 직구가 낮았다. 양 팀의 점수는 5-6. 이 과정에서 포수 이홍구가 블로킹 동작 없이 글러브로만 잡으려 한 것도 아쉬웠다.

결국 계속된 2사 3루에서 최악의 상황이 만들어졌다. 박정음의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동점이 됐다. 아직은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고, 직구 최고 스피드도 100%에 도달하지 못한 모습. 당장 KIA의 필승 마무리가 되기엔 부족함이 엿보였다.

임창용은 연장 10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이택근에게 중전 안타를 맞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후속 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그는 예상을 깨고 11회에도 등장했다. 선두 타자 고종욱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고 한기주에게 바통을 넘겼다. 하지만 경기는 6대7로 끝났다. 패전 투수는 임창용의 몫이었다. 그는 삼성 시절인 2015년 10월5일이후 272일 만에 세이브를 챙길 수 있었으나, 도박 스캔들 이후 처음 맞이한 세이브 상황은 오히려 부담이 된 듯 하다.

이날 경기는 대체적으로 양 팀 모두 수준 이하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넥센은 경기 초반 아쉬운 주루 미스를 잇따라 저질렀고 1루수 장영석도 쉬운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하지만 넥센보다 KIA가 더 못했다. 7회 연거푸 나온 실책 장면, 9회 임창용의 보크, 포수 이홍구의 포구 동작 등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이래선 올 시즌 넥센전 연패 탈출이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고척돔=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