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칭 코치가 다 결정했다."
한화 이글스가 2일 대전 두산전 선발로 베테랑 송신영을 예고했다. 이에 관해 한화 김성근 감독은 "피칭 코치가 알아서 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한화는 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두산 베어스전에 우완 이태양을 선발로 예고했었다. 그러나 이 경기가 우천으로 순연되자 2일 경기 선발을 변경했다. 상대팀 두산 역시 좌완 허준혁에서 좌완 유희관으로 선발을 바꿨다. 원래 선발 로테이션에 있던 유희관의 등장은 그리 낯선 일은 아니다. 두산은 지난 6월24일 인천 SK전에서 6⅔이닝 8안타(1홈런)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허준혁에게 아예 로테이션 1회를 거르게 해 구위를 회복시킨 뒤 다음주 로테이션에 투입하려는 듯 하다.
하지만 선발 송신영은 깜짝 카드다. 송신영은 지난 6월11일 대전 LG전에 올해 처음 선발 등판해 4⅓이닝 6안타 무4사구 2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이후 선발로 나오지 않았다. 21일만의 선발 재출격이다. 송신영이 가장 최근 두산전에 선발로 나선 건 넥센 시절이던 지난해 6월5일이었다. 목동구장에서 선발로 나와 6이닝 6안타(1홈런) 3볼넷 3삼진 5실점(4자책)으로 승리를 따낸 바 있다.
한화가 선발으로 송신영으로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김성근 감독은 즉답을 피했다. 그는 이날 경기가 우천 취소된 후 감독실에서 취재진에게 "(선발 변경은) 피칭 코치가 다 결정했다. 내가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의사 결정 과정상 김 감독의 최종 수락이 없을 순 없다. 정민태 투수코치가 아이디어를 냈다고 해도, 김 감독이 이를 받아들여야 효력이 발생한다. 김 감독은 이 결정의 배경은 함구했다.
표면상으로는 구위와 자신감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이태양에게 더 긴 휴식을 줘서 힘을 되찾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태양은 지난 5월17일 포항 삼성전 이후 선발로 나온 5경기에서 모두 5이닝을 넘긴 적이 없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6월23일 창원 NC전에서는 불과 1⅔이닝 만에 5안타 3실점으로 무너졌다. 일주일을 쉬었지만, 한 번 더 휴식을 줘서 다음 주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게다가 송신영이 지난 선발 등판 때 어느 정도 이닝 소화력을 보인데다 최근 그리 많이 경기에 나오지 않아 몸상태가 좋다는 것도 추가적인 이유로 파악된다. 6월11일 LG전 이후 송신영은 6월에 불과 3경기에만 나왔다. 6월19일 청주 넥센전에서 2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고, 4일 휴식 후 24일 대전 롯데전에는 계투로 1이닝을 던져 3안타 1볼넷 2실점으로 좋지 못했다. 이후 26일 대전 롯데전 1이닝 1안타 1사구 1실점을 끝으로 5일을 쉬었다. 과연 송신영이 21일 만의 선발 재출격에서 팀에 힘을 불어넣을 지 주목된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