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금융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평가대상 기관 중 최하위인 C등급을 받았다. 특히, 산업은행은 1년 전 A등급에서 올해는 2단계나 하락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드러난 부실이 평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30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등 5개 금융 공공기관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평가한 결과를 밝혔다.
평가는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경영예산심의회와 경영평가위원회가 맡았다. 평가 결과는 S~E까지 6개 등급으로 나눠진다.
산업은행의 경우 1년 만에 A등급에서 C등급으로 2단계 떨어졌다. 수출입은행도 B등급에서 C등급으로 1단계 내려왔다.
금융위는 "산은과 수은의 경우 일자리 창출기업 지원, 창조경제 지원 등 정책금융 지원 실적은 양호했다"며 "하지만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영정상화 지원과 조선·해운 등 취약산업 지원 노력 등 주요 정책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5개 금융 공공기관 중 기업은행의 경영평가 결과가 A등급으로 가장 높았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목표를 118.2% 초과 달성하는 등 중소기업 금융 확대를 위해 노력한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B등급을 받았다. 두 기관 모두 2014년 등급을 그대로 유지했다. 거래소는 2014년 이후 공공기관에서 해제됐지만 협약서에 따라 경영평가 등급은 계속해서 받고 있다.
거래소는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상장기업과 투자자를 위한 적극적인 서비스 개발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상장 유치실적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예탁원은 신규 서비스 개발이 지연되고 있지만, 전자증권제도 도입을 위한 실무작업을 충실히 진행한 점을 인정받았다.
금융위는 "산은과 수은은 전면적인 조직·인력 진단을 받아 근본적인 쇄신안을 마련해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가단은 내년 경영평가 때 산은과 수은의 쇄신안에 대한 적절성과 이행 여부를 평가할 계획이다.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