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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벌 달리는 적토마를 다시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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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잠실구장에서 뛰는 적토마의 모습을 LG 트윈스 팬들은 마지막으로 볼 수 있을까.

LG 베테랑 이병규(9번)가 1군 복귀 암초를 만났다. 종아리 부상을 당해 당분간 치료와 재활에 전념해야 한다.

이병규는 29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았다. 검진 결과 종아리 근육 파열. LG 구단은 "치료와 재활에 3~4주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안그래도 1군 복귀가 힘들던 이병규인데, 이번 부상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

2014 시즌을 앞두고 FA 3년 계약을 체결했던 이병규는 올해가 사실상 선수 생활 마지막 해이다. 하지만 지금껏 1군 무대에 한 번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잔부상으로 인해 스프링캠프에 제대로 참가하지 못했다. 여기에 양상문 감독이 올시즌 세대 교체 의지를 천명했다. 무조건적인 세대 교체가 아니라, 정성훈과 박용택 등 베테랑들이 1군에서 뛰는 가운데 신-구 조화를 이루겠다는 것이었는데 이병규가 들어올 자리는 없다고 했다. 정성훈과 박용택 모두 풀타임 수비가 불가능한 선수들이기에 두 사람을 수비 뿐 아니라 지명타자로도 활용해야 했고, 이럴 경우 마찬가지로 풀타임 수비가 안되는 이병규가 역할이 겹쳐 엔트리에 들어올 경우 선수 운용이 어렵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병규가 2군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가운데, 1군에서 부진한 선수들이 나오니 이병규 콜업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병규는 21일 SK 와이번스와의 퓨처스리그 경기까지 38경기 120타수 49안타 타율 3할8리 3홈런 25타점을 기록중이었다.

이 시점에서 안타까운 부상이 나왔다. 경기 중 갑자기 다친 건 아니다. 경기와 훈련을 반복하다 보니 종아리쪽에 무리가 갔다. 통증을 느낀 이병규는 퓨처스리그 경기에도 나서지 않았고, 결국 병원을 찾았다. 마지막 출전 경기가 21일 SK전이었다. 이병규가 퓨처스 경기에 나서지 않자 팬들 사이에서 부상 얘기가 퍼졌다.

파열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이병규가 40세가 넘은 노장임을 감안하면 부상 회복 속도가 젊을 때보다 더 느릴 수 있다. 치료와 재활에 1달이 걸리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시간도 더 필요하다. 7, 8월을 그냥 흘려보낼 수 있다.

8월 말, 9월이 되면 정규시즌은 막판으로 접어든다. 현재 분위기상 LG는 시즌 마지막까지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그 때 실전 감각을 잃은 이병규를 경기력 향상을 위해 콜업하기 힘들 수 있다. 그렇다고 LG 구단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의 마지막을 허무하게 끝내기도 힘들다. 많은 팬들이 잠실구장에서 치고 달리는 이병규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간직하고 싶어 한다.

사실 최근 분위기를 봤을 때 이병규의 1군 콜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었다. 승부처 확실한 대타 보완이 필요했고, 여론도 이병규의 1군 복귀에 힘이 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부상이 나왔다. LG 구단 관계자는 "주위 얘기에 신경쓰지 않고, 2군에서 정말 열심히 자신의 할 일을 하고 있었다고 들었기에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과연 잠실벌을 달리는 적토마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이번 불의의 부상이 이병규의 앞날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