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을 위해 아껴줘야 하는데…."
수원 삼성의 비애다. 고민의 중심에는 팀내 에이스 권창훈(22)이 있다.
수원은 지난 주말 제주와의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에서 시즌 처음으로 무실점 1대0 승리를 거뒀다.
이 경기에 권창훈은 엔트리에서 아예 빠졌다. 권창훈은 소속팀에서는 물론 올림픽대표팀에서도 없어서는 안될 보배같은 자원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A대표팀에서도 검증을 받은 그는 리우올림픽에서의 한국축구 전력 강화를 위해 배려된 케이스다.
그런 권창훈이 빠졌고, 서정원 수원 감독까지 벤치를 지키지 못한 상황에서 무실점 승리를 거둔 수원은 이제 상승세를 향해 달려가고 싶다.
하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이다. 권창훈에게 새로운 부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당초 권창훈은 지난달 29일 포항과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와 충돌, 왼쪽 아킬레스건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상으로 인해 권창훈은 올림픽대표팀 평가전과 K리그 등 한동안 출전하지 못했다.
수원 구단에 따르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인한 통증은 거의 없어졌지만 최근 새로운 부상이 발견됐다. 구단 관계자는 "일종의 족저근막염"이라고 말했다.
발을 디딜 때마다 뒤꿈치 밑바닥 쪽에 통증이 온다고 한다. 권창훈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결장하다가 당초 예상보다 빠른 지난 15일 전북전에 교체 투입으로 복귀했다.
18일 서울과의 슈퍼매치까지 2경기 연속 교체로 출전하다가 25일 제주전에 결장한 것도 족저근막염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서 수원의 고민은 자꾸 커져간다. 올림픽대표팀이 출국하는 7월 18일부터 리우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1개월 동안 K리그 7경기에 기용할 수 없다.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당초 원했던 대표팀 소집일(7월 4일)에 비하면 소속팀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간을 번 셈이다. 반전의 기반을 마련한 수원으로서는 권창훈을 보내기 전까지 최대한 활용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써먹지 못하는 가운데 자칫 무리하게 가동했다가는 혹사 논란까지 불러 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족저근막염은 당장 수술하지 않을 거라면 휴식과 조심스러운 관리가 필요한 부상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쉬게 하기도 어렵다. 올림픽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려면 경기 감각을 유지시켜 줘야 한다.
수원이 지난 제주전에서 스리백 변신을 시도한 데에는 권창훈의 부재로 2선 공격라인 4총사를 정상 가동할 수 없었던 측면도 있었다.
7월부터 신입 용병 조나탄이 출전하면 권창훈의 존재가 더 필요하다. 올 시즌 수원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마지막 희망인 FA컵 8강전(7월 13일)까지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권창훈도 올림픽 대비를 위해 가능한 뛰고 싶지만 구단은 선수보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래 저래 모두가 울상일 수밖에 없는 수원의 비애다.
수원 관계자는 "조국을 위해 권창훈을 아껴줘야 한다. 빨리 나아서 올림픽 가서도 무사히 돌아오길 하늘에 바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