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하체가 중요해요."
배우는 입장에 있는 사회인 농구팀 선수들보다 가르치는 '일일코치' 이승현이 더 열정을 불사른 시간이었다. 혹시모를 부상을 우려한 팀 관계자들이 "살살 해라"는 말을 몇 번이고 했지만, 막상 레슨이 시작되자 이승현은 마치 실전을 치르는 듯한 집중력을 보여줬다. 고양 오리온의 팀 훈련 시간이 임박했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제대로 해야 한다"며 사회인 농구팀 'White US' 선수들을 붙잡았다.
'White US'를 이끄는 황슬기씨(32)는 "경기할 때 험상궂은 표정만 보면 성격이 거칠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하지만 오늘 같이 운동을 하고 보니 무척이나 친절한 사람이더군요"라며 "그전에도 오리온과 이승현을 좋아했지만 이제 더 열심히 응원할 생각이에요"라고 원포인트 레슨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만큼 이승현은 정성을 다해 사회인 선수들을 지도했다.
그렇게 한시간 반 가까이 이어진 열정 코칭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된 것이 있다. 이날 이승현이 사회인 선수들에게 전하고 핵심 팁이자, 그를 챔피언결정전 MVP로 이끈 원동력. 바로 '하체 이용'이었다. 이승현은 슛팅을 지도할 때도, 포스트업과 박스아웃 스킬을 지도할 때도 '하체 움직임'을 강조했다. 심지어 본격 훈련에 앞서 하체 중심의 스트레칭과 웜업 프로그램을 소개하기도 했다.
결국 농구를 잘 하기 위해서는 하체를 제대로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승현은 "슛을 팔로만 던지면 시간이 갈수록 거리와 정확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어요. 어린 시절에 아예 쭈그려 앉았다 일어서며 슛을 던지는 훈련을 한 것도 하체 이용법을 익히기 위해서였죠"라고 강조했다.
이어 "포스트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에요. 상체로 아무리 밀어봐야 상대는 움직이지 않거든요. 관건은 스텝을 이용한 하체 중심이동에 있어요. 연습할 때부터 익혀놓으면 실전에서 정말 유용할 거에요"라는 조언을 건넸다. 사실 이러한 이승현의 조언은 농구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종목에도 적용되는 팁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 연습에 앞서 하체 강화의 기본이 더 중요한 이유다.
고양=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