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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연봉 신재영-김문호가 저비용 고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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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선수들은 '저비용 고효율'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인 선수에 대한 평가가 낮다보니,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해 영입했는데, '몸값'을 크게 뛰어넘는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2년차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비롯해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모두 옵션을 뺀 보장 연봉이 300만달러 이하다. 올해 메이저리그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든 선수 750명의 평균 연봉은 440만달러(약 52억4000만원)였다. 1000만달러(약 119억1000만원)가 넘는 초고액 연봉자가 127명이다.

2016년 KBO리그 10개 구단 1군 선수 27명(연봉 상위)의 연봉 평균은 2억1620만원이었다. 한화 이글스가 3억3241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삼성 라이온즈(2억7222만원), 롯데 자이언츠(2억3585만원)가 뒤를 이었다. 구단 전체 평균 연봉도 한화가 1억7912만원으로 1위였고, 지난해 1군에 합류한 kt 위즈가 8369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전체 526명 중 연봉 1억원 이상을 받는 선수는 28%, 148명이다. 물론, 고액연봉자만 있는 건 아니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선수가 연봉 5000만원을 받지 못한다.

프로선수의 연봉에는 지난 시간의 실적, 기여도와 함께 미래 가치, 기대치가 담겨 있다. 최고 선수에게 합당한 대우가 따라가는 게 당연한 프로의 생리다. 그렇다고 해서 연봉과 성적이 반드시 비례하는 건 아니다. 한화 이글스는 외국인 선수 역대 최고 금액(190만달러·약 22억원)에 계약했던 우완 투수 에스밀 로저스를 지난 주 방출했다. 옵션이 걸린 금액을 빼더라도, 20억원에 가까운 돈을 날렸다. 여러가지 상황적인 요인이 맞물려 이뤄진 결정이라고 해도, 결과적으로 실패한 투자가 됐다. 로저스의 연봉 총액은 넥센 히어로즈 국내 선수 총액 연봉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초고액 연봉을 받는 스타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이미 충분한 검증을 거쳐 보상을 받았기에 이에 합당한 성적을 보여줘야할 의무가 있다. '저비용 고효율'을 따지고, 가성비(가격대비 성능)가 주목받는 시대에 넥센 히어로즈 투수 신재영과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김문호는 그래서 더 특별하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 8라운드 69순위로 NC 다이노스 입단 후 히어로즈 이적. 언더핸드스로 신재영(27)은 프로 5년 만인 올해 처음으로 1군 마운드에 올랐다.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이 무명의 중고신인 투수가 27일 현재 다승 공동 1위(10승2패)에 올라있다. 모든 게 불투명했던 4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는데, 이제 당당한 에이스다. 지난 몇 년간 에이스로 활약했던 앤디 밴헤켄과 마무리 손승락이 떠나고, 조상우 한현희 등 주력 투수가 부상으로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접은 올시즌 신재영은 히어로즈에 '벼락같은 축복'이다.

최하위 전력으로 분류됐던 히어로즈를 사실상 일으켜 세운 게 신재영이다.

현장의 야구인들은 여름 혹서기에 한번은 위기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15승 이상을 전망한다. 신재영이 지금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신인왕을 넘어 페넌트레이스 MVP까지 노려볼만 하다.

올해 신재영의 연봉은 2700만원이다. 1군 등록일수에 따라 추가금액이 따라붙겠지만, KBO리그 최저연봉이다. 지난 4년간 1군 출전 경험이 전혀 없어 최저연봉이 당연해 보인다. 2승에 그친 로저스 연봉의 100분의 1 정도다. 10승을 거뒀으니 1승당 270만원꼴이다. 이 금액은 앞으로 더 낮아질 게 분명하다. 신재영과 함께 다승 선두권에 올라있는 투수 대다수가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10억원 이상을 받고 있다.

마운드에는 신재영, 타석에는 김문호가 있다.

지난 주말까지 67경기에 출전한 외야수 김문호는 타율 3할6푼6리(279타수 102안타), 4홈런, 38타점을 기록했다. 타격 2위에 올라있고, 최다안타 1위, 2루타 3위(20개)에 랭크돼 있다. 김문호는 한때 4할 타율을 유지하며 타격 선두를 질주해 주목받았다. 지난해까지 확실하게 제 자리를 잡지 못했는데, 올해는 롯데 타선의 주축이다.

2006년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17순위로 자이언츠 입단. 프로 11년차 김문호의 올해 연봉은 7000만원이다. 롯데 1군 선수 평균 연봉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