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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향우'-'좌향좌' 탈피한 두산 선발,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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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효율적인 마운드 운용을 위해 '우-우-좌-좌-좌' 선발 로테이션에 칼을 댔다. 당장 28일 잠실 NC 다이노스전부터 바뀐 순서로 경기를 치른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사이에 왼손 장원준이 위치한 게 핵심이다. 그동안은 오른손 투수 두 명, 왼손 투수 세 명이 줄줄이 나갔다

우향우-좌향좌 선발 로테이션은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됐다. 5월19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 예정이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출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하면서부터다. 그날 니퍼트는 등판이 취소됐고, 이틀 휴식을 취한 뒤 5월22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 출격했다. 그러면서 시즌 초 가동한 니퍼트-유희관-장원준-보우덴-5선발이 아닌, 니퍼트-보우덴-장원준-허준혁-유희관 순서가 한 동안 유지됐다.

6월 초에는 미세 조정이 있었지만, 이 때도 '지그재그 선발'은 아니었다. 장원준과 허준혁 둘이 자리를 맞바꿨을 뿐이다. 역시 니퍼트 때문인데, 지난 3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 앞서 갑작스러운 등 담 증세를 호소했다. 당시 선발은 노경은과의 1대1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고원준. 이달 중순부터 두산은 니퍼트-보우덴-허준혁-장원준-유희관 순으로 승수 쌓기에 나섰다.

흔히 야구인들은 비슷한 유형의 투수가 앞뒤로 나오면 타자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3연전을 치르면서 눈에 공이 익기 때문이다. 예컨대, 니퍼트의 직구를 본 뒤 다음날 보우덴 직구를 상대하면 상대저긍로 대처가 용이할 수 있다. 심적으로 부담이 덜 하다는 얘기다. 가뜩이나 니퍼트의 포심 패스트볼은 150㎞ 초반대, 보우덴은 140㎞ 후반대다.

물론 투수 구위가 좋으면 큰 문제 없다는 목소리도 크다. 17~1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이 대표적이다. 17일 허준혁 6이닝 4안타 1실점, 18일 장원준 6⅔이닝 5안타 1실점, 19일 유희관 7⅓이닝 8안타 1실점 했다. 이 3연전에서 두산은 왼손 3명이 모두 퀄리티스타트 이상의 호투를 펼치며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투수가 좋은 공을 던지면 타자는 치기 힘든 법이다.

하지만 "언젠간 바꿔야 한다"는 얘기를 김태형 감독도, 한용덕 수석코치도 했다. 그것이 더 효율적이고 이상적인 순서인 것만은 틀림없기 때문이다. 때마침 22일 비가 내렸다. 투구수가 많은 장원준도 관리가 필요했다. 그렇게 새롭게 만들어진 로테이션이 니퍼트(28일)-장원준(29일)-보우덴(30일)-허준혁(7월1일)-유희관(7월2일)이다. 10개 구단 중 가장 안정된 선발진을 자랑하는 두산이 더 강해질 수 있는 길을 택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