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운용은 변칙이었지만 타선은 쉴새없이 터졌다. 한화가 28일 넥센에 13대3으로 대승을 거두며 탈꼴찌 교도보를 확보했다. 이날 한화는 화제의 중심이었다. 지난 26일 선발등판해 2회에 강판됐던 송은범이 하루를 쉬고 또 선발 등판했다. 2경기 연속 선발은 14년만이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경기전 "던질 투수가 없어서 급하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송은범은 4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한 뒤 7-0으로 앞선 5회말 무사만루에서 마운드를 권혁에게 넘겼다. 누가봐도 빠른 권혁 투입. 마운드 키맨 권혁을 5회에 올린 것만봐도 한화 벤치의 승리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타선폭발로 3회 7-0으로 달아난 한화. 4이닝 2실점(1자책)한 송은범으로선 너무나 아쉬운 하루였고, 2이닝을 책임진 권 혁(1실점) 역시 크게 리드한 상황에서 투구수를 40개나 기록했다. 마운드 운용은 쥐어짜는 듯 했지만 한화 타선은 경기 내내 시원스럽게 폭발했다.
경기전 예상은 넥센의 우세였다. 전날까지 상대전적도 넥센이 6승3패로 절대 우위. 넥센 선발 신재영은 직전까지 다승 공동선두(10승2패), 평균자책점 1위(2.71)에 빛나던 '괴물 신인'. 볼스피드는 최고 140㎞ 언저리지만 칼날 제구가 일품이다.
하지만 한화는 빠른 승부로 신재영의 빈틈을 파고 들었다. 리그 최소볼넷인 신재영의 공격적인 성향을 감안, 초구부터 빠르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볼이 가운데로 자주 몰렸던 신재영은 악몽같은 하루를 보냈다.
한화는 2회 폭발했다. 선두 4번 김태균이 포문을 열었다. 넥센 선발 신재영의 초구를 받아쳐 우월 2루타를 터뜨렸다. 펜스 상단을 직격하는 큼지막한 타구였다. 5번 로사리오는 곧바로 중월 2점홈런(17호)을 때렸다. 이어 6번 양성우의 우전안타에 이은 8번 장민석의 우중월 1타점 2루타. 2사 2루에서 나온 톱타자 정근우의 좌월 2점홈런(11호)은 빅이닝의 마무리였다.
3회에도 한화 방망이는 식을 줄 몰랐다. 김태균의 좌중월 1점 홈런(6호)과 양성우의 우월 1점홈런(3호)이 더해졌다. 6회에는 장민석의 1타점 적시타와 1사 2,3루에서 대타 김경언이 2타점 적시타를 더했다. 넥센은 5회 2점, 6회 1점을 따라붙었지만 한화는 더 달아났다. 한화는 10-3으로 앞선 7회초 양성우의 희생플라이와 차일목의 2점홈런까지 더했다. 7회초 13-3으로 앞서며 넥센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신재영은 3이닝을 던지고 내려갔다. 3이닝 동안 57개의 볼을 던지며 8피안타 4홈런, 4탈삼진 7실점했다. 올시즌 신재영의 최소이닝경기이고, 전날까지 14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피홈런이 4개였는데 이날만 4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올시즌 한화의 한경기 최다홈런(5개). 종전 기록은 지난 5월 19일 포항 삼성전으로 4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고척돔=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