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KIA 타이거즈만큼 선수들과 소통을 즐기는 지도자가 또 있을까.
김 감독은 경기에 앞서 진행되는 훈련 때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연습이 이뤄지는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선수들과 농담을 주고받는다. 전날 잘한 선수를 치켜세워주기도 하고, 밝은 얼굴로 선수가 무안하지 않게 살짝 질책을 할 때가 있다. 물론, 훈련중인 선수곁으로 다가가 직접 시범을 보이일 때도 많다. 매순간 열정이 넘쳐나는 모습이다.
워낙 격의없이 선수들과 어울리다보니, 종종 오해의 눈길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다. 지난 주말 야구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장면이 그랬다. 김 감독은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 앞서 김주형을 불러놓고 밸런스 잡기 시범을 보였다. 양쪽 손가락을 활짝 펴 어깨 위로 들어올리고, 양쪽 발끝을 가로로 붙인 채 좌우로 이동하는 동작이다. 얼핏보면 '꽃게'가 옆으로 움직이는 모습과 닮았다. 그런데 이 장면이 몇몇 팬들에게는 우스꽝스럽게 비쳐진 모양이다. 망치로 토스한 공을 정면에서 '툭' 때리는 연습도 있었다.
김 감독은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앞서 다시 한번 시범을 보였다. 마침 덕아웃 앞에 있던 김주형과 고영우를 불러 다시 한번 효과를 설명했다. 김 감독은 "밸런스를 좋게 하는 훈련하면 전후만 생각하는데, 좌우 훈련도 도움이 된다. 목욕탕에서 눈을 감고 양쪽 팔을 벌린 채 한쪽 다리를 들고 균형을 유지하는 훈련도 있다"고 했다.
'꽃게를 연상시키는 훈련이 회자됐다'고 하자 김 감독은 "의미없이 재미있는 동작이 아니라 선수에게 도움이 되는 훈련이다"고 했다. 김 감독은 "그 장면이 어떻게 카메라에 담겨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바깥으로 비쳐진 모습과 속뜻이 다를 때가 있다.
광주=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