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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위기, 경영합리화인가 구두쇠 정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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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4연패. 그리고 지난해 준우승했다.

한마디로 삼성 왕조였다. 올 시즌은 부진하다. 16일 현재 28승35패로 7위에 처져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16일 SK전을 앞두고 "구자욱과 외국인 선수가 올 때까지 버텨야 한다. 더 이상 떨어지면 안된다"고 했다. 그리고 SK와의 주중 3연전에서 스윕패를 했다. 확실히 위기다.

문제는 당연한 하락이라는 점이다. 오히려 전력 손실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잘 버티고 있다'는 평가가 더 타당하다.

핵심 전력이 빠져 나갔다. 박석민은 NC, 나바로는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로 이적했다. 두 외국인 투수 웹스터와 레온은 부상으로 개점휴업이다. 외국인 타자 발디리스 역시 마찬가지다.

여러가지 변수가 있지만, 총체적 문제점의 가장 큰 원인은 돈이다. 삼성은 더 이상 적극적 투자를 하지 않는다. 모기업의 '확고한' 경영 합리화 방침으로 인해 오히려 인색한 구단이 됐다.

물론 현재 프로야구는 FA 시장과 외국인 선수의 많은 거품이 껴 있다. 구단들의 적극적 투자의 이면에는 이런 부작용이 분명 존재한다. 올 시즌 삼성은 이런 부작용에 대한 논란은 없다. 하지만, 더욱 커 보이는 문제가 있다. 삼성 야구단은 명백한 프로다. 결국 프로의 가장 큰 가치는 팬을 위한 가장 큰 서비스, '승리에 최선을 다하는데' 있다. 때문에 적극적 투자와 프로의 가치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삼성의 행보는 정 반대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누구도 이런 문제점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박석민과 나바로를 잡지 못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치자.

팀 전력의 핵심인 부진한 외국인 선수에 대한 교체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올 시즌 삼성 위기의 본질이다. 단순한 스카우트의 원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팀 전력 향상에 대한 모 기업의 투자 의지의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외국인 투수 콜린 벨레스터는 3경기에서 모두 패한 뒤 교체됐다. 대체 외국인 투수 레온은 첫 경기를 던진 뒤 어깨 근육 이상으로 2군행이다. 어깨 담 증세가 있는 레온은 이번 주 퓨처스 리그에 시험등판한 뒤 1군 콜업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웹스터의 경우 종아리 근육이 찢어졌다. 6월 안에 돌아오기 불가능하다. 쉽게 낫지 않은 부위다.

게다가 발디리스의 경우 공수에서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질적인 발목 부상을 가지고 있는 발디리스는 돌아온다고 해도 전력에 보탬이 될 지 미지수다.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올 시즌 초반에 그랬다.

니퍼트와 보우덴(이상 투수) 그리고 에반스가 버티고 있는 두산을 제외하면 대부분 구단은 크고 작은 외국인 선수의 문제점이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삼성과 타 구단의 외국인 선수 교체에 대한 논점은 좀 다르다. SK의 경우 세든이 부진, 2군에 내려가 있다. 기본적으로 구속에 한계를 지니고 있는 세든이다. 때문에 SK는 세든의 교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력 강화를 위해서다. 넥센 역시 코엘료를 교체했다. 이닝 이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확실히 삼성은 외국인 선수 교체에 너무나 소극적이다. "바꿀 선수가 없다"고 표면적으로 말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은 모 기업의 투자 의지와 관련된 문제라는 점이다.

최근 삼성은 전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여러가지 변수가 있지만, 기본적인 투자에 대한 실종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실전에서 명확한 폐해가 나타난다.

15일 대구 SK전을 보자. 선발 장원삼은 1회 8실점했다.

최 정의 싹쓸이 3루타와 이재원의 투런홈런 이후에도 집중타를 맞았다. 무려 58개의 공을 던졌다. 그러나 벤치에서는 교체 움직임이 없었다. 마땅한 롱 릴리프가 없었기 때문이다.

임대한이 있었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투입은 경험이 부족한 임대한에게 독이 될 수 있었다. 결국 장원삼에게 1회를 끝까지 책임지게 한 것은 벤치의 고육지책이었다.

16일 경기도 마찬가지다. 선발 윤성환은 5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고 있었다. 그리고 6회 최승준에게 스리런 홈런을 내줬다. 그리고 김성현과 최 정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추가점을 내줬다. 1-4로 역전됐다.

하지만, 섣부른 필승계투조 투입을 할 수 없었다. 롱 릴리프도 마땅하지 않았다. 즉, 선발이 위기를 맞을 때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카드가 거의 없는 셈이다. 7회 김동호가 마운드에 나섰지만, 집중타를 맞고 3실점했다. 결국 삼성은 추격할 수 있는 찬스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허무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즉, 전반적인 힘 싸움에서 삼성은 완벽히 밀렸다.

가장 큰 원인은 결국 외국인 선발 공백과 맞물린다. 대부분 팀들은 2명의 외국인 투수가 1~3선발의 중책을 맡고 있다. 2명의 외국인 선수와 토종 에이스, 그리고 4, 5선발이 기본적인 선발 로테이션이다. 결국 투수 놀음인 야구에서 두 명의 외국인 선발이 무너지면 팀 전력의 급락은 피할 수 없다.

여기에서 연쇄 반응이 이어진다. 롱 릴리프 요원을 임시 4, 5선발로 내세우면서 결국 선발이 무너지면 그날 경기는 접을 수밖에 없다. 팀 전체적인 현격히 떨어지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올 시즌, 삼성은 이런 문제점을 안고 있다. 단지 선수단의 의지와 선수 기용의 문제가 아니다. 명확한 전력의 한계가 보이는 부분이다. 게다가 대구 라이온스 파크를 개장한 상태다.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고, 관중이 많이 늘었다. 그러나, 최고의 관중동원 요인인 홈 승률은 4할 밑(12승19패)으로 떨어져 있다.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지만, 결국 기본적 투자 결여로 인해 구단의 방침 자체가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삼성은 올 시즌 실험을 하고 있다. 독자 생존과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경영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승리에 최선을 다하기 위한 기본적인 투자는 당연히 필요하다. 그래야 프로다. 무리한 투자, 거품 몸값도 문제지만, 프로로서 생존하기 위한 비용은 당연히 지불해야 한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