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마 '푸른여걸' 3위까지 따라붙으며, 3번 '가라사니', 2번 '녹색전사', 7번 '푸른여걸' 순으로 결승선 통과합니다."
지난 10일, 렛츠런파크 제주에서 열린 제4경주(1등급·900m·3세 이상) 결과가 발표되자 관람대가 크게 술렁였다. 삼쌍승식 1만2139배라는 경이적인 고배당이 터졌기 때문이다.
한국마사회가 한국경마 사상 최초로 삼쌍승식을 선보인 건 지난 10일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초고배당이 터지며, 삼쌍승식이 단번에 화제의 중심이 서게 됐다. 삼쌍승식은 경주에서 1~3등으로 들어올 경주마를 순서대로 모두 맞히는 방식이다. '단승식', '복승식', '연승식' 등 다른 승식에 비해 적중확률이 많이 낮지만 아주 적은 금액으로도 높은 상금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때문에 해외에서도 상당히 많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특히 일본의 경우는 전체 경마매출의 3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쌍승식 도입 당시,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다른 경마선진국들처럼 한국경마가 건전한 레저문화로 정착하기 위해선 경마뿐 아니라 베팅 방식에 있어서도 다양한 변화가 필요하다"며 "로또처럼 소액으로도 큰 재미를 추구하는 2030 젊은 고객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기대했었다.
이러한 취지에 걸맞게, 삼쌍승식은 구매상한선이 자동 지정되어 있는 모바일베팅으로만 참여 가능하며, 한 경주 당 베팅가능 금액도 10만원으로 제한돼 있다. 사행심을 억제하고 대신 경마고객들에게 건전한 재미와 흥미를 선물할 목적에서였다.
그런데 이번에 경이적인 고배당이 터지며 경마고객들에게 '행운'이라는 값진 선물도 함께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 렛츠런파크 서울 관계자는 "올해 고객들에게 '행운', '건강', '부'를 선물하고자 금동천마상을 제작 중에 있다. 기본적인 작업이 끝나 7월부터는 고객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라며 "이러한 시기에 고배당이 터지게 돼 여러모로 기분이 좋다"고 했다. 또한 "향후에도 많은 경마고객들이 렛츠런파크에서 기분 좋은 '행운'과 '부'를 경험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삼쌍승식 운영 첫날인 10일, 삼쌍승식의 매출 점유율은 약 3.5% 수준이었다. 금액으로 보면 약 36억원에 달하는 규모였다. 그동안 삼쌍승식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있어왔던 만큼 어느 정도 고객들의 수요가 있을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당초 생각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평했다.
베팅한 돈의 1만2139배에 달하는 액수를 가져간 행운의 주인공은 총 9명이다. 이들 중 최고 환급금은 단돈 2000원을 베팅한 한 경마고객의 품으로 돌아갔다. 세후로만 따져도 약 1900만원에 이르는 금액이었다. 나머지 8명은 대부분 100원에서 500원 사이 금액으로 베팅했다. 이는 일확천금을 노리기보다는 일종의 재미로 삼쌍승식을 접근하는 고객들이 수가 많은데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시행 초기인 만큼 적중에 대한 '확신'보다는 일종의 '재미'와 '기대' 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대부분 몇 백원 단위로 참여하고 있으며, 2000원 이상 구매자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한 "마치 '토토'와 같은 상품의 특징상 자연스레 젊은 경마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삼쌍승식 이용 방식 및 이벤트 등과 관련된 세부 내용은 한국마사회 홈페이지(www.kra.co.kr)에서 확인 가능하다.
한편, 역대 최고 배당률을 살펴보면, 우승마를 맞히는 단승식의 경우 2194.4배(2007년), 3위 안에 들어올 말을 유추하는 연승식은 792.5배(2007년), 순위에 상관없이 1∼2위를 맞추는 '복승식'은 7328.8배(1998년)를 기록한바 있다.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