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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는 진종오에게 약속의 땅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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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는 진종오(37·KT)에게 약속의 땅이 될 수 있을까.

'사격의 신' 진종오가 새로운 역사를 정조준하고 있다. 진종오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50m 권총과 10m 공기 권총 두 종목에 나선다. 그 앞에는 수많은 기록들이 놓여있다. 일단 한국 스포츠 최초로 개인종목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다. 그는 2008년 베이징 대회와 2012년 런던 대회에서 50m 권총을 연달아 석권했다. 리우에서도 같은 종목을 우승하면 3연패 금자탑을 이루게 된다. 세계 사격 역사에서도 올림픽 개인전 3연패는 전인미답의 고지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부터 3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획득한 진종오는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2개의 메달을 추가할 경우 '한국 양궁의 레전드' 김수녕이 갖고 있는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6개·금4 은1 동1) 기록을 경신한다. 금메달 2개를 더할 경우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4개·김수녕 전이경)의 역사도 바꿀 수 있다.

진종오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16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2016년 리우올림픽 사격 종목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나도 기록을 잘 알고 있다. 부담도 되지만 재밌을 것 같다. 내 자신과 제대로 싸울 수 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고 웃었다. 승부사 다운 발언이었다.

세계 최고 기량을 갖고 있는 진종오지만 어느 때 보다 힘든 4년이었다. 총 10번의 선수선발전을 치르느라 진이 다 빠졌다. 진종오는 "지금처럼 선발전을 하면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 같다. 너무 혹독했던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선발전 후 각종 대회에 참석하느라 몸도, 마음도 모두 힘이 빠졌다. 사상 첫 남미대륙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 신경써야 할 것도 많다. 진종오는 4월 열린 프레올림픽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진종오는 "모기도 그렇고, 10m 사격장에서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산만하게 만드는 것도 그렇고, 기존과는 다른 조명도 그렇고 신경 쓸게 많다. 하지만 잘 준비하면 문제될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결선 방식도 진종오에게는 불리하다. 지난 올림픽까지는 결선에서 예선 점수를 합산했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예선 점수가 지워진다. 진종오는 "결선 방식에 불만이 많다. 쭉 좋은 점수를 가져가던 선수가 금메달을 따야 하는데 새로운 결선 방식 도입 후 세계랭킹 1~10위가 다 바뀌었다. 나도 룰이 바뀐 후 첫 국제대회 결선서 8등 했다. 다행히 지금은 적응했다"고 했다.

16년째 준비하는 올림픽이지만 여전히 그의 가장 큰 적은 부담감이다. 특히 진종오는 항상 한국의 대회 첫 금메달 후보로 거론된다. 올림픽이 다가오자 텔레비전 보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다. 압박감 때문이다.그는 "솔직히 아테네 대회 때는 메달 후보가 아니라서 부담 없었다. 그 다음부터는 기대에 부응하려고 열심히 했다. 항상 받았던 부담이니까 부담 안가지려고 한다. 물론 쉽게 떨치기는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번에도 특별한 노하우 대신 컨디션 관리를 통한 정공법으로 금메달에 도전한다. 그는 "컨디션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면 끝이다. 올림픽은 메달권이 아닌 선수가 갑자기 따기도 한다. 결국 준비가 중요하다. 죽었다 생각하고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간 올림픽 마다 운이 따랐다. 이번에는 운보다 실력으로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웃었다.

한국 사격은 이번 대회에서 최소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노리고 있다. 박상순 총감독은 "최소가 그렇고, 상황이 되면 2012년 런던올림픽(금메달 3개, 은메달 2개)의 성적을 넘고 싶다"고 했다. '맏형' 권종오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는 훈련만으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다. 김장미(24·우리은행)는 "특별한 얘기를 해주지 않으셔도 뒤에서 쏘는 모습을 보고만 있어도 공부가 된다. 위기 상황 때 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진종오는 이번 올림픽이 끝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내 이름으로 총 라인을 출시하는 게 목표였는데 이번에 이뤘다. 그 다음은 책을 썼으면 좋겠다. 글재주가 없으니 누군가 소개 받으면 좋겠다. 사격 전문 서적을 발간해 내 이야기를 담고 싶다. 내가 일지를 꾸준히 쓰는 이유다. 내가 한 것들을 후배에게 전해주고 싶다. 그 다음은 지도자의 길을 가는 건데 그 단계는 아직 멀었다. 이걸 다 해내고 싶다. 그래서 경기를 더 뛰고 싶다"고 했다. 아직도 배가 고픈 진종오. 그의 간절함과 의지가 리우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진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