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일정이 시작된 K리그가 출발부터 두 개의 세상으로 쪼개졌다.
전북 현대(승점 30)와 FC서울(승점 29)의 선두 싸움과 경계가 허물어진 중하위권의 피말리는 순위 전쟁으로 분리됐다. 전북과 서울의 승점 차는 1점이다. 반면 서울과 3위 제주(승점 23)의 승점 차는 6점으로 벌어졌다. 15일 열린 14라운드에서 3위권 싸움을 펼치던 제주, 성남(4위·승점 22), 울산(5위·승점 21)이 모두 패하면서 또 다른 구도가 형성됐다. 이들 3팀을 6~8위 광주(17득점), 포항(이상 승점 18·16득점) 상주(승점 17)가 턱밑에서 추격하고 있다.
18일과 19일 열리는 15라운드에선 중하위권 싸움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승점 6점' 가치의 난투극이 곳곳에서 기다리고 있다.
15일 상주 원정에서 0대4로 대패하며 연승이 끊긴 제주는 18일 포항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포항은 이날 난적인 성남을 3대1로 물리치며 반전에 성공했다. 경기력도 만족스러웠다는 평가다. 제주는 성남, 울산의 사정권 내 추격을 받고 있어 3위 자리를 안심할 수 없다. 포항은 상위권 도약의 절호의 기회다. 그래도 키는 제주가 쥐고 있다. 지난 홈경기에서 무패가 끊겼지만 여전히 홈승률이 71.4%(4승2무1패)다. 포항의 경우 올 시즌 원정에서 2승3무2패를 기록 중이다.
성남은 19일 광주와 원정경기를 치른다. 광주도 14라운드에서 서울에 2대3으로 패했다. 하지만 자신감은 수확했다. 0-2로 끌려가다 동점까지 따라붙는데 성공하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동점을 만든지 단 1분 만에 결승골을 내줬지만 패기만큼은 대단했다. 최근 3경기에서 1무2패인 성남은 물러설 곳이 없다. 반등이 절실하다.
울산은 19일 수원FC와 홈경기를 갖는다. 울산과 수원FC는 15일 나란히 전남, 인천과의 원정경기에서 눈물을 흘렸다. 울산은 1대3, 수원FC는 0대2로 패했다. 울산은 3연승이 끊겼고, 수원FC는 3연패의 늪에 빠졌다. 울산의 홈이점이 있지만, '꼴찌'로 추락한 수원FC도 배수진을 쳤다. 수원FC는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다.
19일 열리는 상주와 전남전도 흥미롭다. 상주는 '도깨비 팀'이다. 골(26득점)도 많고, 실점(26골)도 많다. 제대로 기세가 오르면 그 어느 팀도 상대하기가 쉽지 않다. 전남은 지난 라운드에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9~12위에는 수원 삼성(승점 14), 전남(승점 12), 인천(13득점), 수원FC(이상 승점 11·10득점)가 포진해 있다. 수원과 인천은 각각 서울, 전북과 18일 맞닥뜨린다. 상주는 중위권 도약, 전남은 하위권 탈출을 노리고 있다.
중하위권은 전력 차가 크지 않다. 쉬운 경기도 없다. 찾아온 더위에 집중력마저 잃게 되면 답이 없다. 중하위권 순위 다툼이 새로운 국면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