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이다.
FC서울은 K리그 클래식 12개팀 가운데 최다인 9승을 챙겼다. 반면 수원 삼성은 최다 무승부(8경기)를 기록 중이다. 14경기에서 거둔 승리는 2승에 불과하다.
서울이 2위(승점 29·9승2무3패), 수원은 9위(승점 14·2승8무4패)다. 두 팀의 승점 차는 무려 15점이다. 노는 물이 다르다. 서울은 승점 1점 차인 1위 전북(승점 30·8승6무)과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원은 하위권 탈출이 급선무다.
서울과 수원의 대결에는 대명사가 따른다. '슈퍼매치', 그라운드에는 흥분과 설렘이 물결친다. 그러나 현 상황을 놓고 일각에선 '슈퍼'를 빼야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슈퍼매치는 슈퍼매치다. 현재의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 '뻔한' 슈퍼매치는 없다.
서울과 수원, 올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가 18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팬들의 반향은 차원이 다르다. 좋은 좌석은 이미 동났다. 상암벌에는 3~4만명의 팬들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팀은 4월 30일 올 시즌 첫 격돌에서 1대1로 비겼다. 이번에는 승부를 봐야 한다. 서울의 쾌속질주냐, 수원의 반등이냐…, 90분 종료 휘슬 후 상암벌은 과연 어떤 세상일까.
▶최용수 감독의 역설
서울은 최근 3경기 연속 3골을 터트리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위기가 있었지만 2연승으로 제자리를 잡았다. 수원은 최근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이다.
서울이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은 여전히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자는 심정이다. '뻔한 슈퍼매치'라는 예상에 손사래를 쳤다. 그는 "그건 받아들일 수 없는 단어다. 상대도 존중받아야 한다. 수원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선수 구성에선 톱수준"이라고 경계했다. 예상 스코어를 묻는 질문에도 저자세였다. "1대2다. 자칫 잘못될 수 있는 불안감이 있다. 설레고, 긴장감이 높지만 우리가 자칫 자만할 수 있다. 슈퍼매치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우리가 약간 흐름이 좋지만 1대2로 질 수도 있다. 물론 4대1로 이길 수도 있다."
경계, 저자세…, 그래도 승부는 승부다. 오로지 승리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최 감독은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비중이 높은 중요한 경기다. 슈퍼매치는 그동안 K리그 흥행을 주도해 왔다. 상대와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적절한 긴장감과 집중력 높게 경기에 임해야 한다"며 "전투력을 최고 레벨까지 끌어올려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가져올 수 없다. 1차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는데 반드시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수원은 반전이 절실하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슈퍼매치를 '터닝포인트'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돌아온 권창훈 그리고 윤주태
승부의 세계에서 양보는 없다. 감독은 때론 '거짓말'도 해야 한다. 권창훈은 수원 전력의 핵이다. 그러나 그는 부상 중이었다. 서 감독은 11일 인천과 2대2로 비긴 후 권창훈의 복귀 시점을 묻자 "불투명하다. 현재로선 언제쯤 다시 뛸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6월말 복귀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그는 15일 전북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10분 교체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연막 작전'이었다. 전북전에서 예열을 마친 권창훈은 슈퍼매치에서도 출격이 기대된다. 최 감독은 "권창훈의 부상으로 올림픽 출전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해 걱정아닌 걱정을 했는데 전북과의 경기를 보니 몸상태가 좋아 보였다. 권창훈과 함께 염기훈의 세트피스를 특별히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슈퍼매치, 서울에는 '아데박(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보다 더 관심을 끄는 인물이 있다. 윤주태다. 그는 지난해 11월 7일 빗속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4대3 승)에서 홀로 4골을 작렬시키며 새 역사를 열었다. 박주영이 보유한 슈퍼매치 최다골(3골)을 경신했다. 윤주태는 올 시즌 첫 슈퍼매치에선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윤주태를 향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그는 "슈퍼매치는 항상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올 시즌 첫 대결인 원정에서 비겨서 많이 아쉬웠다. 몇 분의 출전시간이 주어질 지 모르지만 홈에서 하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며 "(4경기 연속 3골 도전을 의식해)감독님이 원하시면 4골이 아닌 3골을 넣겠다"고 활짝 웃었다.
슈퍼매치에서 이겨도 승점 4점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승자의 환희와 패자는 눈물은 그 이상이다. K리그의 자랑이자 축제인 올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가 개봉박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