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죠? 진짜 괜찮은 거죠?"
박건우(두산 베어스)가 몇 차례나 되물었다. '그렇다'고 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듯 했다.
1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서다. 훈련을 마친 그는 "걱정을 했다. 괜히 나 때문에 크게 다친 건 아닌지 조마조마 했다"고 털어놨다.
이틀전 발생한 KIA 팬 부상과 관련된 얘기였다. 14일 나지완의 유니폼을 입은 20대 여성 팬이 3루 관중석에서 응원을 하다가 박건우의 방망이에 이마를 맞았다. 주위 관중이 모두 일어나 걱정할만큼 아찔한 순간이었다.
박건우는 5회 무사 1루에서 KIA 선발 지크 스프루일의 초구 몸쪽 투심 패스트볼에 스윙을 했다. 직구인줄 알고 휘둘렀다가 배트 손잡이에 공이 맞았다. 순식간에 방망이는 쪼개졌다. 타구는 3루 쪽으로 굴러가 파울이 됐다.
그런데 박건우는 방망이가 관중석으로 날아간 걸 모르고 있었다. 내야 안타가 될 수도 있어 앞만 보고 전력 질주 했다. 그러다가 이날 부모님과의 통화에서 부상 얘기를 들었다. 처음에는 거짓말하는 줄 알았다고 한다.
박건우는 "부모님이 '다치신 분 괜찮냐'고 하시길래, '무슨 소리냐'고 했다.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의아했다"며 "전후사정을 듣고 동영상을 찾아봤다. (나)지완이 형 팬 분 같은데 아찔하더라"고 했다. 이어 "죄송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 매니저 형에게 현재 상태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며 "그날 알았다면 바로 사과했을텐데, 너무 늦게 알았다. 크게 안 다치셨다니 정말 다행이다"고 했다.
KIA 구단에 따르면 이 여성 팬은 이마 위쪽이 부어 올랐다. 현장에서 곧장 응급 치료를 받았고,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하자'는 구단의 말에 '괜찮다'고 했다. KIA 관계자는 "다음날도 응원을 온다고 해 이상이 있으면 꼭 연락을 달라고 했다. 다행히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 같다"며 했다.
박건우는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야구하면서 이런 적이 처음이라 너무 놀랐고 당황했다"며 "그런데 진짜 괜찮으신거 맞죠?"라고 했다.
광주=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