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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신병' 신진호 첫 출격, 상주는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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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생활에서 '신병'은 활력소다.

내무반에서 동고동락하는 병사들은 식구나 다름없다. 전우애가 넘쳐 흐르지만 매일 보는 '같은 얼굴'이 때론 지겨울 때도 있는 법. 때문에 새 식구인 '신병'의 일거수 일투족은 내무반의 큰 관심거리다.

상주 상무가 최근 '특급 신병'의 전입으로 들썩이고 있다. 주인공은 입대 전 FC서울의 고질병이었던 '슬로스타트'를 치유했던 미드필더 신진호(28)다. 4주 기초 군사훈련을 마친 신진호는 지난달 27일 국군체육부대에서 전입 신고를 마치고 본격적인 군복무에 돌입했다. 조진호 상주 감독은 "전입 뒤 10일 정도 함께 훈련을 했다. 현재 몸 상태는 60% 정도"라고 소개했다.

신진호는 올해 FC서울에서 클래식 6경기를 소화했다. 공격포인트는 1골-2도움이었지만 존재감은 엄청났다. 신진호가 나섰던 6경기 중 개막전이었던 전북 현대전 0대1 패배를 제외하면 FC서울은 5연승을 달렸다. 데얀-아드리아노 외국인 공격수 조합을 든든히 뒷받침해주는 신진호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성과다. 클래식 뿐만 아니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서울이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입대를 앞둔 신진호를 두고 "소중한 추억이었다"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을 정도였다.

떠나보낸 서울의 '아쉬움'은 상주에겐 고스란히 '기대감'이 되고 있다. 신진호의 활약을 지켜봐온 조 감독 입장에선 확실한 전력 보강 카드를 얻은 셈이다. 박기동 이승기 이 용 등 주력 자원들이 9월 제대하며 생길 공백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새 카드 영입에 안도하는 눈치다. 그래서 더 각별히 아끼려는 모습도 보인다. "후반기에 팀에 큰 역할을 해줄 선수다. 하지만 완벽한 컨디션이 우선이다. 섣불리 기용했다가 부상을 하면 더 큰 손해다. 훈련과 면담을 계속하며 출전 시기를 조율할 생각이다." 신진호는 15일 상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에서 팀이 4-0으로 크게 앞서던 후반 26분 출격을 명받았다. 20여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가능성을 증명했다.

서른 줄에 다다른 신진호는 웬만한 팀에선 중고참 대우를 받는다. 하지만 오직 계급이 서열인 상주에선 어디까지나 '까마득한 막내'일 뿐이다. 컨디션 조율 뿐 아니라 '내무반 분위기 적응'도 마쳐야 하는 처지다. 조 감독은 "워낙 성격이 좋은 선수라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웃음을 머금었다. '이병 신진호'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