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훈(22·수원)의 신음이 깊어지고 있다. 부상이 장기화 될 조짐이다.
수원 삼성은 물론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신태용호도 적신호가 켜졌다. 권창훈은 지난달 29일 포항전(2대2 무)에서 상대 선수 충돌하면서 발목을 다쳤다. A매치 기간에는 올림픽대표팀에 차출됐다. 그러나 그는 4개국 친선대회에 1분도 소화하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3일 나이지리아와의 1차전 후 "창훈이는 못 걸을 정도의 상태였는데 어제부터 조깅했다. 욕심 같아서는 다음 경기 뛰게 하고 싶지만 수원에서 꾸준히 뛰고 있으니까 무리하지 않을 생각이다. 마지막 경기를 예상하고 있는데 지켜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출전은 현실이 되지 않았다.
A매치 후 K리그가 재개됐다. 수원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 유니아티드와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를 치렀다. 권창훈의 복귀가 기대됐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없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수술을 할 정도는 아니지만 통증을 계속 호소하고 있다. 권창훈 같은 선수를 기용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지만 부상 악화를 예방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암울하다. 복귀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불투명하다. 현재로선 언제쯤 다시 뛸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수원은 권창훈의 공백이 뼈아팠다. 인천전에서 수적 우세에도 간신히 2대2로 비겼다. 후반 51분 산토스의 동점골이 터지지 않았다면 최하위 인천의 '2승 제물'이 될뻔했다. 올 시즌 수원은 '명가'와는 거리가 멀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K리그의 경우 13경기에서 거둔 승점이 14점(2승8무3패)에 불과하다. 무승부가 많아도 너무 많다. 탈출구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 권창훈마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우울한 나날의 연속이다.
권창훈의 부상은 올림픽대표팀에도 큰 시름이다. 권창훈은 신태용호 2선 공격의 핵이다. 영리한 경기 운영과 2~3명을 따돌릴 수 있는 화려한 개인기, 중거리 슈팅 능력과 패싱력까지 겸비한 전천후 미드필더다. 권창훈이 없는 올림픽대표팀은 상상할 수 없다. 리우올림픽 개막까지는 50여일이 남았다. 시간은 있지만 회복이 더딜 경우 신태용호로선 큰 부담이다.
올림픽대표팀은 다음달 4일 소집된다. 권창훈이 그 전까지는 그라운드에 복귀, 경기에 뛸 수 있어야 한다. 경기 감각 유지는 대표 선수의 생명이다. 권창훈도 마찬가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