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패보다 중요한 건 승률이지. 오늘 맞붙는 '김 모 학범' 감독이 제일 무서워."(전북 최강희 감독)
"기록이란 깨지기 마련 아냐. 누군가는 깨겠지."(성남 김학범 감독)
12일 성남-전북전. 경기전 전북의 무패행진이 화제가 됐다. 전날까지 전북은 7승5무를 기록했다. 올시즌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
기자들이 짖궂은 질문을 던졌다. "언제쯤 질 것 같습니까." 최 감독은 성남전이 고비라고 했다. "무패보다 중요한 건 승률이라고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있는데 언젠가는 지겠지. 오늘 만나는 '김 모 학범' 감독이 제일 무서워." 무패라는 부담에 매이지 않으려는 듯 했다.
기자들이 자리를 옮겼다. 김 감독을 찾았다. "최 감독께서 감독님이 가장 무섭다고 하시던데." 김 감독이 웃었다. "기록이란 깨지기 마련이고 누군가가 깨겠지. 우리가 될 수도 있고."
무패를 지키느냐, 깨느냐. 전날 상황 때문에 더 관심이 쏠렸다.
하루 전인 11일, 순위 변화가 있었다. 제주가 2위로 뛰어올랐다. 광주에 3대2로 이겼다. 대신 서울이 3위, 성남이 4위로 떨어졌다.
제주가 한경기를 더 치른 결과였다. 제주는 13경기, 서울과 성남은 12경기씩을 소화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지금 순위는 의미가 없다. 이제 7월초까지 팀당 7경기 정도씩 치르는데 이 결과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도 성남으로서는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저런 화제로 관심이 더 쏠렸던 한판. 결과는 전북의 무패행진이었다. 하지만 성남으로서도 나쁘지는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티아고의 극적인 골로 지지는 않았다. 티아고는 2골을 추가, 득점선두(11골)를 질주했다.
2대2 무승부, 전북은 선두를 지켰다. 성남은 4위에 머물렀다.
후반 30분, 성남이 리드를 잡았다. 티아고의 프리킥이 골문 오른쪽 구석을 뚫었다. 무패행진이 끝나는 분위기가 흘렀다.
하지만 8분 후, 후반 교체 투입된 레오나르도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김보경의 크로스가 흐르자 오른발로 마무리 지었다. 이어 후반 44분, 이번에는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2-1 역전. 이대로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티아고의 물오른 골감각이 역시 무서웠다. 경기 종료 직전, 강슛이 전북 권순태를 맞고 나오자 다시 차넣었다.
경기 뒤 두 감독은 모두 아쉬움을 표했다. 최 감독은 "전반전에 집중력을 갖고 득점을 했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했다. 김 감독은 "전북의 무패행진을 막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고 했다.
전북의 무패행진,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까. 성남=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