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경기에 선발등판해 9차례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10경기를 퀄리티 스타트로 마친 김광현(SK 와이번스)에 1개 뒤진 2위다. 이닝 소화능력도 리그 최고다. 13경기 중 1경기만 빼고 6이닝 넘게 던졌고, 7이닝 이상을 책임진 게 6경기다.
6월 11일까지 KBO리그 투수 중 가장 많은 87⅓이닝, 1398개의 공을 더졌다. 경기당 평균 6⅔이닝을 책임졌다. 조쉬 린드블럼(롯데 자이언츠), 헨리 소사(LG 트윈스) 등 외국인 투수를 제쳤다. 평균자책점 3.92.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9위다. 위에 열거한 기록만 보면, 자연스럽게 에이스를 연상하게 된다. 마운드의 기둥으로 팀을 이끌어가는 1선발.
그런데 손에 쥔 결과는 초라하다.
1승7패, 최다패 1위. KIA 타이거즈 좌완 양현종의 올시즌 13경기 성적이다. 시즌 초반부터 유난히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고 했는데, 저주에 걸린 듯 불운을 달고다닌다.
1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9이닝 8안타 5실점하고 완투패를 당했다. 4-5로 뒤진 가운데 7,8,9회를 무실점으로 막았는데 경기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투구수 125개 역투도 소용없었다.
실점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이 양현종에게 있다고 해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이날 KIA 타선은 4안타(2홈런)에 그쳤다. 지난 5월 7일 넥센 히어로즈전 8이닝 8안타 4실점(3자책)에 이어 올해 두번째 완투패. 이번 시즌 완투를 두번 한 것도 양현종이 유일하다.
1선발이 등판하면 당연히 승리 가능성이 높다. 지난 2년간 양현종 등판 경기도 그랬다. 2014년 16승(8패)을 거둔 양현종은 2015년 15승(6패)을 기록하며 KBO리그 에이스로 우뚝섰다. 지난 2년간 팀은 중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에이스 등판 때는 달랐다. 하지만 올해는 양현종이 등판할 때 기대감보다 불안감이 더 크다.
양현종이 마운드에 오른 13경기에서 KIA는 단 1승(1무11패)에 그쳤다. 양현종의 구위가 지난해만 못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지만, 수비와 타선도 도와주지 않았다. 경기를 뒤집지도 부위기를 바꾸지도 못했다.
타이거즈 타선은 11일 삼성전까지 56경기에서 292득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5.39점을 뽑았다. 그런데 양현종이 등판한 13경기에선 40득점, 평기당 3.08에 그쳤다. 팀 전체 득점과 양현종 등판 경기의 득점이 2점 이상 차이가 난다. 야수들이 양현종에게 미안하다며 선전을 다짐하는데도,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불운을 상징하는 선수가 돼 버린 양현종이다. 아직까지는 양현종이 이런 상황에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는 듯 한데, 패수가 계속해서 증가한다면 정신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2011년 9패(7승)가 양현종의 한시즌 최다패 기록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