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팀들의 60경기 소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프로야구. 치열한 순위 싸움이 전개되며 흥미가 더해지고 있다. 특히, 일찌감치 2강 체제가 갖춰지는 모양새다. 치열한 선두 싸움, 그리고 가을야구를 위한 중위권 싸움이 동시에 벌어진다면 팬들에게는 이보다 재밌는 구경거리가 없다.
▶2강은 사실상 정해졌다?
선두 두산 베어스는 극강의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11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접전 끝에 패했고, 최근 타선 등의 전체적인 힘이 조금 떨어졌다고 하지만 두산이 갑자기 무너질 거라 생각하는 이는 거의 없다. 투-타 전력이 매우 안정적이다.
2위 NC 다이노스는 11일 SK 와이번스전 승리로 창단 첫 9연승을 기록했다. 두산에 4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사실 NC는 시즌 전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다. 전력 자체가 매우 좋다. 지금의 9연승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팀이다. 앞으로 두산과 치열한 선두 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2위 NC와 3위 넥센 히어로즈의 승차는 7.5경기로 벌어졌다. 아직 시즌 초중반이라 하지만, 조심스럽게 2강 체제가 굳어졌다고 볼 수 있다. 전력, 분위기 등 여러 정황상 나머지 팀들이 두산과 NC를 위협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나머지 8개팀 현재 순위는 의미가 없다?
꼴찌 한화 이글스의 최근 대반란으로 프로야구 중위권 판도는 혼전이 돼버렸다. 말이 꼴찌지, 한순간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한화다. 11일 기준,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의 승차는 3.5경기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3위는 넥센 히어로즈다. 4위는 LG 트윈스. 넥센은 29승1무28패로 5할 승률 기준 +1승이고 LG는 27승1무27패로 5할 승률을 기록중이다. 그리고 5위 롯데가 27승31패로 조금 차이가 난다.
하지만 중하위권 팀들이 의기소침 할 필요는 없다. 충분히 신분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
사실 넥센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시즌 초반부터 좋은 성적을 거뒀다. 신예 선발 신재영, 박주현과 마무리 김세현이 선전해준 영향이 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조금씩 힘이 빠지는 모습. 주축 선수들의 대거 이탈 아픔을 염경엽 감독의 용병술과 조직력으로 어느정도 커버했지만, 정규시즌 장기전을 치르다보면 누수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LG 역시 마찬가지. 신-구 조화를 위해 애쓰고 있는 LG도 상대를 압도할만한 전력은 아니다.
롯데는 분위기만 한 번 타면 어떤 사고도 칠 수 있는 팀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라는 속담의 힘을 보여줄 수 있다. SK 와이번스는 기본 전력 자체가 좋다. KIA는 마무리 임창용 합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시즌 후반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올 안치홍과 김선빈도 성적에 영향을 미칠 선수들. 막내 kt 위즈고 부상을 당한 유한준-이진영-김상현, 징계를 모두 소화한 장성우 등이 돌아오면 무시무시한 라인업이 된다. 우승 후보였던 한화는 최근 반전의 힘을 잘 보여주고 있다. 모든 팀들이 상승 희망 요소를 품고 있어 누구 하나 떨어질 것이라고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각 팀 감독들은 중위권 경쟁에 대해 "시즌 막판까지 이 구도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누가 5위 안에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경쟁 구도인데 결국 부상과 여름철 선수들 체력관리, 연패에 빠지지 않는 집중력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