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 왼손이 중요한게 아니라 잘 치는게 중요하죠."
9일 kt 위즈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열린 수원 kt위즈파크. 두산 베어스의 3루측 덕아웃에 붙어있는 양팀 선수단 표에 한가지 눈에 띄는 게 있었다. 바로 벤치멤버들의 좌우 편향이었다.
두산은 대타로 나설 수 있는 타자들이 죄다 왼손 뿐이었고, kt 위즈는 왼손 타자가 1명 뿐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우타자만 있었다.
두산은 9명의 선발 라인업을 전날과 마찬가지로 꾸렸다. 박건우(우)-최주환(좌)-민병헌(우)-오재일(좌)-에반스(우)-김재환(좌)-허경민(우)-박세혁(좌)-김재호(우)로 이어지는 완벽한 지그재그 타선이었다. 그런데 남은 타자들을 적는 란에 우타자 공간엔 누구의 이름도 적혀있지 않았다. 대신 포수 최용제와 내야수 서예일 류지혁 오재원, 외야수 정수빈 김인태 등이 모두 좌타자란에 있었다. 우투 좌타인 선수들이 많이 있는 것.
반면 kt는 벤치 멤버 자리에 우타자로 포수 김동명과 이해창, 내야수 김우준 신현철 김선민이 있었고, 좌타자엔 하준호 1명만 있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우타자가 하나도 없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했다. 아무래도 대타로 쓸 우타자가 없을 땐 상대의 좌완 불펜 투수가 나올 때 바꾸고 싶어도 바꿀 타자가 마땅치 않게 된다. 특히 상대할 타자가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 대타가 필요할 때 결국 좌타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그러나 좌우 보다는 실력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오른손, 왼손이 중요한게 아니다. 잘 치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주전 선수들이 상대 선발의 유형에 상관없이 출전하는 것은 실력이 좋기 때문. 확률적인 접근으로 좌투수가 나오면 우타자를 대타로 내는 경우가 많지만 결국 안타를 쳐야 성공하는 것은 어떤 타자가 나오든 똑같다는 것.
실력으로 뽑은 1군 엔트리가 좌타자 편향이 됐지만 이에 상관없이 1위를 질주하는 두산이기에 별로 답답하지 않은 선수 명단이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