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대니 돈은 많은 팀들이 원하는 거포스타일의 외국인 타자는 아니다. 넥센이 작은 목동구장에서 커진 고척 스카이돔으로 홈구장을 옮기면서 전략적으로 홈런타자가 아닌 안타를 많이 때려낼 수 있는 컨택트형의 중거리포 타자를 영입하려고 했고 그래서 뽑힌 대니 돈이었다.
그러나 대니 돈은 시즌 초반 기대에 못미쳤다. 4월 한달간 타율이 2할4푼2리였다. 홈런을 5개 때려냈지만 영양가 있는 홈런은 별로 없었다. 5월에도 부진은 이어졌다. 특히 왼손 투수에 대한 타율이 너무나 떨어졌다. 5월말까지 왼손투수 상대 타율이 1할9푼6리에 불과했다.
부진한 외국인 선수 중 한명으로 분류되며 교체 가능성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넥센 염경엽 감독은 "타자는 적응기간이 분명히 필요하다. 외국인 타자는 교체해서 성공할 가능성도 매우 적다"며 "대니 돈은 끝까지 함께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리고 대니 돈의 타격감을 올리기 위해 왼손 투수가 선발로 나올 땐 빼주고, 4번에만 배치하던 그를 하위 타선으로 내리는 등 배려를 하며 그를 기다렸다.
6월 들어 대니 돈의 모습은 분명 예전과 다르다. 6월 5경기에서 타율 5할(20타수 10안타)을 기록 중이다. 10개의 안타 중엔 2루타가 5개고, 홈런도 2개나 된다. 타점도 6개다. 21타석에서 볼넷이 1개지만 삼진은 단 1개만 기록하며 컨택트 히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득점권 타율이 올라가고 있다는 점. 4월엔 2할8푼6리(21타수 6안타)였던 대니 돈의 득점권 타율은 5월엔 3할1푼8리(22타수 7안타)로 조금 올랐고, 6월엔 5경기에 불과하지만 4할4푼4리(9타수 4안타)로 크게 올랐다. 점점 한국 투수들에 대해 적응을 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8일 창원 NC전서 경기서도 비록 3대7로 패했지만 대니 돈은 제몫을 했다. 0-7로 뒤진 6회초 1사 2루서 최금강을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쳐서 팀의 첫 득점을 만들었고, 7회초에도 2사 1,3루서 우측 선상 2루타로 1타점을 더했다. 9회초에도 상대 마무리 임창민을 상대로 우전안타를 때려내 이날만 5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대니 돈은 8일까지 타율 2할8푼6리에 10홈런, 39타점을 올리고 있다. 10명의 외국인 타자 중 홈런, 타점 모두 5위에 올라있다. 리그 최상급의 모습은 아니지만 중간 정도 위치로 올라왔다. 지난해에 비해 타선이 약해진 넥센으로선 대니 돈의 활약이 꼭 필요하다. 이제 조금씩 기대했던 모습이 나오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