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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나는 덕수고 삼총사, 민병헌·김문호·김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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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시즌 덕수고 출신 삼총사의 활약이 눈부시다. 2학년 때 이미 주축 선수로 뛰며 전국대회를 제패한 민병헌(두산 베어스) 김문호(롯데 자이언츠) 김세현(넥센 히어로즈)이 주인공이다.

민병헌은 31일 현재 4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76(189타수 71안타) 10홈런 37타점을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자리를 완벽히 메우고 있고, 주포지션인 우익수뿐 아니라 중견수로도 넓은 수비 범위를 과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개막부터 타격감이 꾸준하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야수 중 시즌 내내 페이스가 한 번도 떨어지지 않은 타자는 민병헌"이라고 했다. 민병헌은 "뒤에 좋은 타자들이 있어 내가 그 덕을 본다"고 겸손해 있지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경기 내용을 체크할 만큼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비시즌 웨이트를 통해 비거리도 증가했다는 평이다.

김문호는 리그 유일한 4할 타자다. 44경기에서 183타수 76안타 타율 0.415의 엄청난 숫자를 찍고 있다. 고교 시절 '천재 타자'로 불린 그는 멀티 히트 경기 수도 27게임으로 이 부문 1위다. 민병헌이 24게임으로 그 뒤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단순히 잘 치는 것뿐 아니라 볼넷을 필요할 때 참을 줄 안다.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고 있다"며 "원래 기량이 뛰어난 선수였던 만큼 꾸준히 출전하면서 포텐을 터뜨리고 있다"고 했다. 김문호는 "체력적인 부담은 없다. 매 경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세현은 마무리로 전환해 13세이브로 이현승(두산·14세이브)에 이어 이 부문 2위다. 캠프 때만 해도 안정감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샀으나, 150㎞를 가뿐이 넘는 직구를 앞세워 넥센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까지 볼카운트 싸움에 애를 먹어 강속구를 제대로 써먹지 못했다. 2B, 3B1S 등 타자에게 배팅 찬스를 줬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세이브가 쌓이면 쌓을 수록 자신감도 늘어 타자를 윽박지르는 피칭을 하고 있다. 현재 그는 "세이브왕에 도전해 보겠다"는 욕심도 당당히 드러내고 있다.

이들 3명은 2004년 7월 황금사자기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야탑고와의 결승전에서 민병헌이 2번, 김문호가 4번으로 선발 출전했다. 김세현은 개명 전인 김영민 이름으로 공을 던졌다. 당시 야탑고에는 3학년 윤석민(KIA 타이거즈) 오재일(두산)이 있었지만, 덕수고가 7대0으로 승리했다. 대회 MVP는 김문호. 민병헌은 일전에 "우리 학년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 경기에 많이 나갔다. 1년 아래 김민성(넥센)도 잘했다"며 "당시 덕수고가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다"고 했다.

그리고 12년 전 우승의 주역들이 나란히 각 팀에서 주축 선수로 펄펄 날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 10개 구단 국내 등록선수 587명(1월 29일 기준) 출신 고교를 보면 덕수고와 북일고가 26명으로 공동 1위인데, 그 중 민병헌, 김문호, 김세현의 활약이 단연 빼어나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