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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배구인 자선 골프대회 성료, '운수 좋은 날' 임도헌 감독 깜짝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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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을 못해서 편하게 치려고요."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44)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직 골프를 시작하지 않은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40)을 제외하고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42),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43), 강성형 KB손해보험 감독(46) 등 지난 시즌 프로배구의 인기와 수준을 함께 끌어올린 남자부 40대 사령탑 중 골프 실력이 가장 뒤지기 때문이었다. 임 감독은 "김상우 감독은 얼마 전 83타를 쳤다더라. 내 꿈의 스코어다. 나는 2주 전 한 차례 필드를 나가긴 했지만 백돌이라 따돌림 당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래도 강한 승부욕은 숨기지 않았다. 임 감독은 "멀리만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 감독은 지난해 열린 제3회 배구인 자선 골프대회에서 255m로 장타상을 수상했다.

임 감독의 걱정은 기우였다. 임 감독은 30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마이다스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스포츠조선 주최 제4회 대회에서 쟁쟁한 골프 실력을 갖춘 배구인들을 물리치고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임 감독은 그로스 스코어 83타를 기록했지만 '신페리오 방식(파의 합계가 48이 되도록 12홀의 숨긴 홀을 선택해 경기 종료 후 12홀에 해당하는 스코어 합계를 1.5배하고 거기에서 코스의 파를 뺀 80%를 핸디캡으로 하는 산정 방식)'에서 네트 스코어 71타를 기록했다. 특히 임 감독은 평소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버디를 3개나 낚았다. 그야말로 '운수 좋은 날'이었다. 임 감독은 "좋은 기운을 받아 새 시즌에 좋은 성적을 내보겠다"며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동반 플레이를 펼친 김세진 감독은 "임 감독이 몰래 연습한 것 같다. 버디로 경기 초반을 주도했다"며 박수를 보냈다.

대회 수준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실타수 기준인 메달리스트의 영예는 이경석 한국배구연맹 경기위원이 안았다. 네트 스코어 71타를 기록했다. 프로 못지 않은 골프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 위원은 통 큰 모습도 보였다. TV가 고장난 후배 양진웅 경기위원에게 부상인 42인치 TV를 선물했다. 신페리오 준우승은 김호철 전 현대캐피탈 감독에게 돌아갔다. 김 감독은 그로스 스코어 75타, 네트 스코어 71.4타의 스코어 카드를 작성했다. '싱글 골퍼' 김 감독은 "골프에서 파가 가장 쉬운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대회 최고의 장타자에는 박삼용 상무 감독이 선정됐다. 273m의 호쾌한 드라이버 샷을 선보였다. 니어리스트는 진무웅 우리카드 단장이 차지했다. 아쉽게 홀인원을 놓쳤다. 홀컵 8cm에 붙이면서 정교한 아이언 샷을 뽐냈다.

2013년 프로배구 10주년 행사로 첫 발을 뗀 배구인 자선 골프대회는 단순한 골프 행사에 그치지 않았다. 대회에 참가한 배구인들이 유소년 배구 발전을 위해 소정의 자선 기금을 마련했다.

이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