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올시즌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로저스는 29일 대전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을 7안타 2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첫 완투승의 기쁨을 맛봤다. 로저스를 앞세운 한화는 9대2의 완승을 거두고 올시즌 첫 4연승의 신바람을 이어갔다. 로저스는 총 127개의 공을 던졌고, 150㎞를 웃도는 빠른 공과 정교한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고루 섞어던지며 올시즌 첫 홈경기 등판에서 건재를 과시했다.
로저스는 지난 24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7⅓이닝을 4안타 2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을 안았다. 그러나 이날 한화 타선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로저스가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동안 9점을 지원해 주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로저스는 평균자책점을 4.44에서 3.82로 낮췄다.
로저스는 1회초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유일한 실점을 했다. 볼카운트 2S에서 3구째 119㎞짜리 커브가 한복판으로 몰리면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로 연결됐다. 그러나 로저스는 곧바로 안정을 되찾고 여유로운 표정을 유지하며 마운드를 지켰다. 김문호를 130㎞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돌려세운 로저스는 황재균과 아두치를 모두 플라이로 처리하며 1회를 마무리했다.
2회에는 1사후 강민호를 사구로 내보냈지만, 김상호와 문규현을 범타로 물리치며 이닝을 넘겼다. 3회에는 1사후 손아섭에게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맞았으나 김문호와 황재균을 각각 유격수 땅볼, 3루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마쳤다.
4회는 이날 투구의 하이라이트였다. 아두치-최준석-강민호로 이어지는 롯데 중심타선을 모두 삼진으로 제압했다. 결정구도 다양했다. 아두치는 142㎞짜리 몸쪽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 최준석은 151㎞짜리 강력한 직구로 헛스윙 삼진, 강민호는 140㎞짜리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각각 돌려세웠다.
7-1로 앞선 5회에는 선두 김상호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뒤 문규현을 슬라이더로 1루수-유격수-투수로 연결되는 병살타로 막아냈고 정 훈을 우익수플라이로 아웃시켰다. 6회에는 12개의 공으로 손아섭 김문호 황재균을 삼자범퇴로 솎아냈고,
로저스는 7-1로 앞선 7회초 1사후 3연속 안타를 맞고 추가 1실점했다. 하지만 1사 2,3루서 대타 이여상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3루주자 김준태도 주루사로 아웃시키며 그대로 이닝을 마무리하며 승기를 굳혔다. 8회에는 선두 손용석에게 좌전안타를 내줬으나, 이후 세 타자를 모두 잡아냈다.
8회까지 116개의 공을 던진 로저스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지친 기색은 없었다. 아두치와 최주넉, 김준태를 모두 땅볼로 제압하며 완투승을 확정지었다.
시즌 2승째를 거둔 로저스는 경기 후 "완투승을 할 수 있도록 해주신 감독님과 동료 선수들에게 감사드린다. 오늘 최대한 제구를 낮게 하려고 노력했고 9회까지 컨디션을 유지하는데는 문제 없었다"면서 "포수 조인성이 리드해준대로 던졌고 매이닝 타자마다 직구와 변화구 조합을 다르게 했다. 경기 전 롯데 타자들의 연습을 지켜보며 오늘 어떻게 던질 것인지를 고민했다. 앞으로도 매경기 최대한 많이 길게 던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