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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감독 "첫승 이렇게 힘든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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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인천 감독은 성남전 승리에도 담담한 표정이었다.

인천은 28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가진 성남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에서 후반 34분 터진 케빈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이겼다. 올 시즌 11경기서 무승(4무7패)에 그치며 꼴찌로 떨어졌던 인천은 기다리던 첫 승을 따내는 감격을 맞았다.

이날 경기서 인천은 후반 중반까지 성남에 주도권을 내준 채 끌려다니는 경기를 했다. 하지만 송제헌과 케빈이 합작한 결승골에 힘입어 1골차 승리를 거두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1승 하기가 참 힘들고 이렇게 소중하다는 점을 느꼈다. 쓴 보약이 될 팬들도 많다는 점도 느꼈다. 늦은 1승이지만 오늘 최선을 다했다. 정말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남전을 앞두고 준비한 전술적인 부분을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이제 1승을 했다. 2주 간의 A매치 데이 휴식기간 동안 잘 준비해서 인천의 본모습을 되찾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케빈의 결승골에도 담담함을 유지한 부분을 두고는 "경기가 끝나는 시점까지 집중하고 싶었다"고 웃으며 "팬들이 그렇게 원하는 부분이 이런 거였다는 생각에 마음이 복잡했다. 끝날 때까지 집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팀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1승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다. 인천의 자부심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숙소가 없다보니 선수들이 불가피하게 가정에 소홀할 수 있는 상황들이 있었다. 가정 대소사가 있었음에도 참고 잘 준비해 최선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제자들에게 감사함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오늘 경기가 끝난 뒤 구단 프런트, 서포터스와 만날 계획이었다"며 "(팬들의 항의는) 나도 축구인생에서 처음 겪는 일이었다. 내 스스로 채찍질을 할 수 있는 계기였다. 팬들이 있기에 우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좋을 때는 질책을 받아도 되지만 어려운 상황에선 좀 더 힘이 되어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해 감독 데뷔 후 현역시절부터 스승으로 연을 맺었던 김학범 감독의 성남과의 4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던 김 감독은 "나는 영원한 스승님의 제자다. 이기고자 하는 열망이 강해서 승리한 것 같다"며 "성남과의 경기는 매번 힘들다. 성남이 4~5차례 찬스에도 행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스승님의 팀과 맞붙는다기보다 절박함이 컸다. 성남과 좋은 경기를 했다"고 평했다.

성남=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