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 성남을 잡고 지긋지긋한 무승 부진에서 탈출했다.
인천은 28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가진 성남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에서 후반 34분 터진 케빈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이겼다. 올 시즌 클래식 11경기서 무승(4무7패)에 그치며 꼴찌로 떨어졌던 인천은 기다리던 첫 승을 따내는 감격을 맞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인천에 3연승, 9경기 연속 무패(6승3무)를 기록 중이었던 성남(승점 21)은 첫 승 제물이 되면서 승점 추가에 실패, FC서울과 전북 현대(이상 승점 22)를 추월할 기회를 놓쳤다.
김학범 성남 감독은 김두현을 대기명단에 넣은 채 황의조를 원톱 자리에 세우고 티아고와 피투, 김동희를 2선에 배치했다. 안상현과 이종원이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고 장학영 김태윤 임채민 이태희가 포백라인에 배치됐다. 골문은 김동준이 맡았다. 김도훈 인천 감독은 케빈과 벨코스키, 윤상호, 박세직을 전면에 배치하고 김태수와 권완규를 2선에 배치하면서 김용환 이윤표 조병국 요니치, 조수혁에게 수비를 맡겼다.
성남은 황의조와 티아고, 김동희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중반 김동희가 문전 왼쪽에서 가위차기슛 등 몇 차례 골 찬스를 만들었지만 인천 수비에 막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전반 31분에는 황의조가 아크 오른쪽에서 찬 왼발슛이 조수혁의 선방에 막히는 등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인천은 원톱 케빈을 활용한 역습에 나섰지만 소득이 없었다.
김학범 감독이 먼저 변화를 줬다. 후반 17분 김동희와 티아고를 빼고 김두현 박용지를 내보냈다. 김도훈 감독은 후반 19분 벨코스키 대신 김도혁을 투입하며 맞불을 놓았다. 후반 24분에는 박세직 대신 송제헌을 투입하면서 공격라인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성남의 공격, 인천의 수비가 계속됐다. 성남은 후반 31분 인천 진영 오른쪽 측면에서 얻은 코너킥 기회에서 김두현의 크로스를 안상현이 문전 오른쪽에서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오는 등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후반 32분에는 김두현이 인천 진영 왼쪽에서 찬 코너킥이 그대로 휘어 골문으로 향했으나 또 다시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왔다.
결국 인천이 먼저 웃었다. 후반 34분 송제헌이 성남 진영 페널티에어리어 가운데서 살짝 내준 볼을 케빈이 오른발슛으로 마무리 하면서 골망을 갈랐다.
성남은 후반 막판 들어 체력적 부담을 드러내면서 추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인천은 성남의 공세를 차단한 뒤 역습을 시도하며 리드를 지켰고, 결국 1골차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김도훈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선수 전원은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서로 얼싸 안으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씻어냈다.
성남=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