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풀타임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는 롯데 박세웅(21)은 요즘 즐겁다. 마운드에 서면 늘 설레고 신난다. 올시즌 8차례 선발등판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4.87, 40⅔이닝 동안 46피안타 5피홈런, 볼넷 20개, 39탈삼진. 본인은 성에 차지 않지만 팀내에선 대만족이다. 갈수록 성장하는 모습, 지난해보다 안정된 피칭, 무엇보다 마운드 위에서 싸울줄 아는 투지를 지녔다.
박세웅은 27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등판한다. 26일 울산 LG전에 앞서 박진형과 함께 먼저 대전으로 이동했다. 26일 경기를 앞두고 덕아웃에 모습을 드러낸 박세웅은 두산전 얘기부터 했다. 올시즌 3할1푼이 넘는 팀타율을 기록중인 두산. 막강타선을 벌써 두번이나 만났다. 첫 만남이었던 지난 8일 경기에선 3⅓이닝 동안 5실점(승패없음), 5월 21일에는 4이닝 동안 5실점(선발패)했다. 안타를 꽤 허용했지만 적잖은 성과가 있었다. 8일 경기에서 4개의 탈삼진, 21일 경기에서는 5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볼넷은 각각 2개, 1개였다.
박세웅은 "다음에 두산을 만나도 또 빠른볼 위주로 정면승부를 하고 싶다. 어차피 (강)민호형이 요구하는 대로 던지겠지만 대단한 타선이라고 해서 도망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박세웅은 "두산을 만나도 얻어맞을 것 같진 않았다. 하지만 두산 타자들은 안타를 때려낸다. 볼이 손에서 떠날 때는 안 맞을 것 같지만 또 쳐낸다. 두번째 만났을 때는 분명 컨디션이 좋았는데 두산 타자들의 컨디션은 더 좋았다. 내가 부족했던 것이니 더 노력해 향후 멋진 설욕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세웅은 지난 22일 두산전에서 선발승(5이닝 2안타 무실점)을 거둔 박진형(22)을 예로 들며 "(박)진형이 형은 싸울줄 아는 투수다. 대담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또 변화구 각이 워낙 좋아 두산 타자들이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박세웅이 경기를 대하는 자세는 조원우 롯데 감독이 가장 원하는 모습이다. 투수는 때로 맞으면서 배우는 것이 있어야 한다. 스스로 위축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달려갈 수 있으면 오늘의 실패는 약이 되고, 교훈이 된다. 21살 젊은 우완정통파 강속구 투수라면 더욱 그렇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박세웅의 볼스피드도 점차 올라오고 있다. 148㎞를 넘나든다.
지난해 가을 이후 본격적인 웨이트트레이닝과 체중불리기를 시도했다. 7㎏을 찌웠다. 시즌이 시작되면 살이 빠질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박세웅은 "경기를 던지고 나면 2~3㎏ 몸무게가 빠지지만 며칠 안으로 회복된다. 체중이 줄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체중이 늘면서 구위도 확실히 더 묵직해진 느낌이다. 울산=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