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의 운명이 뒤바뀔까.
전북 구단 관계자는 26일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이번 일이 발생하게 된 원인과 향후 재발 방지 등이 담긴 쇄신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멜버른(호주)과의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뒤 이철근 단장과 최강희 감독이 나선 '심판매수 의혹' 관련 입장발표에 이은 후속조치다. 쇄신안에는 구단 프런트와 선수단 간의 운영 및 소통 강화, 이번 사태로 실추된 모기업 현대자동차 및 구단 이미지 회복에 대한 약속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전북이 그동안 지향해 온 '아시아 최고 클럽'이라는 목표까지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전북은 지난 2009년 K리그 첫 우승 뒤부터 과감한 투자로 '절대 1강'의 초석을 마련했다. 국가대표급 선수 영입 뿐만 아니라 봉동 클럽하우스 건립, 올랭피크 리옹 등 모기업 스폰서십과 연계된 해외 유명팀과의 교류 등 선진적인 구단 운영의 틀을 만들었다. 오는 2020년까지 모기업 지원에 의존하지 않는 자생력을 기를 수 있는 구단을 만들고 모기업의 세계 시장 홍보를 돕는다는 비전을 세워뒀다. 그러나 이번 의혹으로 인해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모기업에 전북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자생'만을 요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막대한 투자를 받았던 구단 입장에선 좋든 싫든 구설수에 휘말리게 되면서 더 이상 '지원' 만을 요구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전북이 그동안 구축한 '1등 클럽' 브랜드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활용가치가 모기업 내에서 인정을 받아왔기에 지원도 뒤따랐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지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구단 입장에선 더 이상의 지원 뿐만 아니라 현 수준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수도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아직까진 긍정론이 우세하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전북 사랑'은 각별하다. 현대차 내부에선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 추궁보다 신속한 처리 및 쇄신안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전북의 운명이 뒤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전북이 강력한 쇄신안을 계기로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상황은 반전될 수도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신중한 입장이다. 프로연맹은 25일 전북 구단으로부터 이번 사태와 관련한 소명서를 제출 받았다. 축구계에선 지난해 챌린지(2부리그) 소속 경남이 심판매수와 관련해 승점삭감 및 벌금 징계를 받았던 점을 들어 전북도 비슷한 과정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프로연맹 관계자는 "A스카우트의 검찰 조사 및 구단의 인지 과정, 진술 내용 등 전북이 기존에 내놓은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경남 사태는 명확한 결과가 있었지만 이번 건에 대한 판결 등 명확한 부분이 없기 때문에 징계부터 내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관련 자료 수집 뒤 상벌위원회 소집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