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빨리 A대표 형들과 함께 하고 싶어요."
'코리안 메시' 이승우(18·바르셀로나B)가 18세 이하(U-18) 대표팀에 합류한 25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는 유럽 일정을 마친 기성용(스완지시티) 손흥민(토트넘) 석현준(포르투) 등 A대표 선수들과 황희찬(잘츠부르크) 류승우(빌레펠트) 등 올림픽대표 선수들까지 '한국축구의 현재'들이 훈련 중이었다. 이들의 모습을 지켜본 이승우는 성인대표팀이라는 또 한번의 꿈을 꾸었다. 이승우는 "대표팀 형들을 만났다. 대동초 선배인 석현준형과 손흥민형과는 얘기도 나눴다. 손흥민형은 재밌어서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하루 빨리 함께 뛰는 날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연령별 대표팀 정복이 우선이다. 일정 문제로 19세 이하(U-19) 대표팀이 나선 JS컵에 출전하지 못한 이승우는 잉글랜드 18세 이하 대표팀과의 경기에 나선다.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내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의 유럽 예선을 겸한 'UEFA U-19 챔피언십'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에 경기를 요청해 성사된 이번 평가전은 6월 3일 오후 7시 경기도 이천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8 대표팀은 지난해 칠레에서 열린 U-17 월드컵에 참가한 선수들을 주축으로 팀을 구성했다. 이승우를 비롯해 김정민(금호고) 이상헌(현대고)등 지난해 월드컵 출전 선수 중 13명이 선발됐다. 또 김진야(대건고), 이상민(숭실대), 조영욱(언남고) 등 6명은 JS컵에 출전한 U-19팀에 이어 U-18팀에도 발탁됐다.
화려한 염색 대신 차분한 머리를 한 이승우는 모처럼 만난 또래친구들이 반갑기만 했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해서 좋다", "하루하루 즐기고 싶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특히 17세 월드컵에서 함께한 선수들과의 재회에 대해서는 "오랜만에 봐서 좋지만 1년만이라 어색한 기분도 있다"고 웃었다. 이승우는 U-18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 22일 U-19 대표팀의 한-일전을 지켜보기도 했다. 그는 "19세 형들과 함께 해본 적이 있다. 1년만이라 더 보고 싶었다. 한-일전이라 더 보고싶었다"고 했다. 이승우의 응원 때문인지 U-19 대표팀은 1대0 승리를 거두며 JS컵 우승을 차지했다.
이승우는 올 1월 FIFA 징계에서 풀렸다. 이승우는 바르셀로나가 18세 미만 선수들의 외국 이적을 금지하는 규정을 위반했다며 FIFA로부터 징계를 받아 3년간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징계가 해제된 이승우는 후베닐A와 바르셀로나B를 오가며 맹활약을 펼쳤다. 이승우는 "작년에는 징계 때문에 시합을 뛰지 못한 상황이라 힘들었다. 시합을 뛰지 못해 적응도 힘들었다. 하지만 4~5개월 동안 경기에 나섰고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한 만큼 성장했으리라 믿는다"고 했다. 이어 "성인들과 함께 하서 템포나 기술적인 부분이 좋아졌다. 이런 경험을 경기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9월 2015년 수원 컨티넨탈컵 U-17(17세 이하) 국제청소년대회에 이어 9개월 만의 국내 나들이에 나서는만큼 국내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커보였다. 이승우는 "한국에서 하는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골도 넣고, 공격축구를 해서 잉글랜드를 이겨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승우는 잉글랜드와의 친선경기를 마친 후 다음시즌을 준비한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이승우는 "바르셀로나B가 될지, 후베닐A에서 뛸지 아무도 모른다.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파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