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멜로를 가장한 스릴러였을까? '또 오해영'이 휘몰아치는 전개로 시청자를 안달 나게 만들었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박해영 극본, 송현욱 연출) 8회에서는 그냥 오해영(서현진) 앞에 나타난 전 남자친구 한태진(이재윤)과 이를 질투한 박도경(에릭)의 폭주가 그려졌다.
기껏 자신의 마음을 쏟아낸 박도경에게 보기 좋게 차인 것도 모자라 회사에서는 철천지원수인 예쁜 오혜영(전혜빈)에 밀리며 수난을 겪은 오혜영. 퇴근길 버스정류장에서 씩씩거리며 분한 마음을 삭이고 있던 그때 결혼 전날 자신을 버린 전 남자친구 한태진이 나타났다. "잘 지내지?"라는 말로 어색함을 풀어나가고 싶었지만 결국 "언제 밥 한번 먹자"라는 말로 모든 걸 망쳐버린 오해영. 자신의 밥 먹는 모습이 꼴 보기 싫어 파혼을 택한 남자에게 무심코 "밥 한번 먹자"라는 말을 했으니 이게 무슨 망신인가. 당장에라도 죽고 싶은 심정의 오해영이었지만 한태진은 오히려 "밥 먹자. 전화할게"라고 미소를 지으며 떠났다.
인생 일대 최고의 시련을 안긴 남자를 만난 뒤 후폭풍은 생각보다 컸다. 온종일 멍한 상태가 된 오해영은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지 않았음에도 무작정 앞만 보고 걸었다. 질주하는 자동차의 클랙슨 소리도 듣지 못한 채 차도를 건넜고 이 모습을 미리 본 박도경은 오해영을 막아섰다.
그야말로 정신을 놓은 오해영에 미안해하고 안타까워한 박도경은 말없이 술친구가 돼줬지만 이런 호의가 더 아픈 오해경은 "나한테 마음 없다며? 근데 왜 여기 앉아 있어요? 이러니 내가 안 헷갈려?"라고 원망했다. 그리고 한태진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결혼할뻔한 남자 봤어요. 하필 이런 날. 머리도 안 감고 나왔는데"라며 "나보고 밥 먹재요. 밥 먹는 게 꼴 보기 싫어 찬 놈이 밥 먹재요"라고 슬픔을 삼켰다.
이런 오해영을 지켜봐야 했던 박도경은 죄책감과 연민, 그리고 묘한 질투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박도경은 오해영의 집 앞에서 목격한 한태진을 뒤쫓았고 그의 차를 들이받으며 도발을 감행했다. 한태진은 자신의 모든 걸 망가뜨린 박도경을 마주하자 "내 출소를 이런 식으로 환영해주나? 이유나 알고 당합시다. 내가 너한테 뭘 잘못했냐? 나랑 엮인 게 하나도 없던데, 대체 왜 망하게 한 거냐?"라며 이를 갈았고 박도경은 "그때 망하게 한 건 실수였고 지금 이건 고의고. 고소하려면 고소해"라며 한태진의 속을 긁었다.
"100대 맞아줄 테니 1대만 때리자"라는 박도경의 말에 발끈한 한태진은 결국 주먹을 휘둘렀고 대낮 도로에서 두 사람의 난투극이 펼쳐졌다. "아무리 망했어도, 어떻게 그렇게 말해"라며 악을 쓰는 박도경에 할 말을 잃은 한태진이었다.
사실 오해영의 파혼은 박도경의 오해에서 비롯된 사고였다. 오해영을 예쁜 오해영으로 착각한 박도경의 질투가 불러온 비극이었던 것. 하지만 문제는 그 뒤였다. 오해영이 박도경을 사랑하게 됐고 박도경 또한 오해영을 사랑하게 된 것이다.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가 원인의 중심에 서게 된 상황.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된 박도경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자신의 답답함을 풀려고 했고 이런 박도경의 감정선을 따라가던 시청자는 큰 혼란에 빠졌다. 박도경의 폭주에 '이기적이다' '이해할 수 없다'라는 반응도 상당하다.
'또 오해영'은 그동안 멜로에서 보여준 흔한 질투의 방식을 벗어났다. 대게 질투는 한 사람에게 오랫동안 마음을 전한 자의 특권이었지만 '또 오해영'에서는 질투를 해서는 안 되는 자를 질투해버렸기 때문. 그래서 시청자는 박도경을 이기적으로 생각하고 더 나아가 광기와 집착으로 보기 시작한 것. 여기에 박도경과 오해영의 강제 키스신이 다음 주 에피소드로 예고되면서 혼란은 더욱 가중된 상황이다.
엉킨 실타래처럼 꼬인 '또 오해영'의 러브스토리. 결말이 뻔히 보이는 평범한 삼각관계가 될까? 아니면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펼쳐지는 것일까? '또 오해영'이 혼란에 빠진 시청자에게 어떤 강펀치를 날릴지 기대가 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tvN '또 오해영'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