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극적인 재역전승으로 30승을 선점했다. 51.9%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을 잡는 순간이다.
두산은 24일 잠실 kt 위즈전에서 6회까지 3-5로 뒤졌다. 믿었던 선발 마이클 보우덴이 6회에만 4실점했다. 하지만 7회 야수들이 상대 불펜을 공략하며 5점을 뽑아냈다. 8대5 승리. 30승1무12패(0.714)로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30승 고지에 올랐다.
두산의 30승 선점은 창단 후 4번째다. 1982년 30승11패(0.732), 95년 30승2무18패(0.620) 2007년 30승1무24패(0.556)였다. 두산은 KBO리그 역대 30승 선점 최고 승률(1992년 빙그레 30승1무7패·0.803)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팀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승률로 30승에 선착했다.
역대 30승 선점 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51.9%다.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48.1%다. 두산은 앞서 2007년을 제외하고 1982년과 1995년 나란히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기분 좋은 기록을 갖고 있다.
이날 승리의 원동력은 벤치의 작전과 야수들의 집중력이었다. 두산은 3-5이던 7회 허경민의 안타, 김재호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는 박건우. 박건우는 고영표를 상대로 애초 보내기 번트를 하는 듯 했지만,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로 전화하며 좌전 안타를 때렸다. 이후 오재원의 2타점짜리 중전 적시타, 민병헌의 2타점짜리 싹쓸이 3루타가 터져 나왔다.
두산은 짜릿한 역전승으로 '화요일 전승'이라는 기분 좋은 기록도 이어갔다. 7전7승이다. 이날은 특히 2주 전의 짜릿한 드라마를 보는 듯 했다. 두산은 화요일 경기인 10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5회까지 3-7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7~9회 8점을 뽑는 놀라운 뒷심으로 결국 11대7로 승리했다. 당시 선수들은 "확실히 화요일에 운이 따른다"고 웃었다.
30승 선점과 함께 최근 상승세를 이어간 두산은 25일 왼손 장원준을 내세워 연승에 도전한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