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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의 新 좌우 풀백 자원, 새로운 동력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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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의 최대 약점은 측면 수비다. 자원이 풍부한 다른 포지션과 달리 좌우 풀백 자원은 기근 상태다.

지난 3월 레바논, 태국과의 A매치 2연전은 좌우 풀백의 허술함을 다시 한번 확인한 기회였다. 레바논전에는 김진수(호펜하임)와 장현수(광저우 부리)가, 태국전에는 박주호(도르트문트)와 김창수(전북)가 좌우 풀백으로 나섰지만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공격의 활로를 열어야 할 오버래핑은 찾아볼 수 없었고, 수비마저 불안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기고도 웃지 못했다.

더 큰 고민은 기존 선수들을 대체할 대안이 없다는 사실. 최근엔 선수들의 부상 소식까지 들려온다. 엎친 데 덮친 격. 필요하다면 지옥에 가서라도 풀백 자원을 구해와야 할 판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결국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23일 공개된 6월 유럽 원정 2연전 A대표팀 명단은 고심의 결과다. 예상대로 좌우 풀백 포지션의 변화가 가장 컸다.

정강이 부상을 당한 박주호와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밀려 경기력이 떨어진 김진수는 과감히 제외됐다. 김창수도 부상 여파로 승선하지 못했다. 그 자리엔 한동안 잊혀졌던 얼굴들이 다시 돌아왔다.

박주호와 김진수가 빠진 왼쪽 풀백은 윤석영(찰턴)과 임창우(알 와흐다)가 맡는다. 오른쪽에선 이 용(상주)이 장현수와 주전 경쟁을 벌인다.

윤석영은 지난해 3월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경기 이후 14개월 만에 대표팀에 합류했다. 비록 올 시즌 소속팀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런던올림픽 등 국제 무대에서 증명된 실력은 1순위 대안으로 선택된 이유다. 최근 퀸스파크레인저스(QPR)와 계약이 만료돼 새 소속팀을 찾고 있는 윤석영에게 유럽에서 열리는 친선경기는 새로운 기회의 무대다. 확실한 동기부여 요소다.

임창우는 왼쪽 풀백으로 발탁됐지만, 센터백까지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임창우는 지난해 동아시안컵에서 합류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울산에서 정동호와 번갈아가며 왼쪽 풀백 자리를 봤다. 센터백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왼쪽 풀백 자리가 본래 포지션은 아니지만 가능성을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용은 국내 무대에서 가장 돋보이는 오른쪽 풀백이다. 오버래핑에서 크로스로 이어지는 플레이가 뛰어나다. 특히 정확도 높은 얼리 크로스는 K리그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 하지만 아쉽게도 수비가 약했다. 대표팀 붙박이 풀백으로 활약하며 브라질월드컵 본선 무대까지 밟았음에도 그간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던 이유다. 이 용은 상주에서 뛰면서 수비력을 한층 보강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관중석을 찾았던 지난 21일 성남전에서는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의지를 드러냈다. 결국 태극마크를 되찾아 왔다. 슈틸리케 감독 취임 직후인 2014년 10월 코스타리카와의 친선경기 이후 19개월 만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 용의 경기를 보며 김창수의 좋은 대체자가 될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현재 A대표팀의 좌우 풀백 포지션에는 붙박이가 없다. 이번에 새로 승선한 선수들에게는 기회다. 활약 여하에 따라 자신의 지정석으로 만들 수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수비진의 변화에 대해 "기존 풀백 자원들이 빠진 자리를 대체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썩 만족스럽지 않은 속내가 드러난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얘기다. 바꿔 말하면 선수들은 의심을 확신으로 바꿔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발한다. 역으로 보면 이 또한 동기부여 요소다.

기회는 딱 2번뿐. 6월 1일(한국시간) 스페인전과 5일 체코전이다. 두 차례의 친선경기에서 누가 한국축구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르게 될까.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