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8차례 선발등판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4.87, 40⅔이닝 동안 46피안타 5피홈런, 볼넷 20개, 39탈삼진. 롯데 박세웅(21)의 올시즌 성적이다. A급 성적표는 아니지만 선발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팀 평균자책점(롯데 5.39)을 까먹지 않았다. B플러스 수준. 하지만 롯데 팀내에선 기대 이상의 성과라는 분위기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너무나 잘해주고 있다. 선발로테이션을 지키며 벌써 4승이나 했다. 3패도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 매번 잘 던질수는 없다. 린드블럼과 레일리 두명의 외국인투수 외에 박세웅이 없었다면 선발로테이션을 엉망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감독은 "박세웅은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 잘 던질 때와 못 던질 때 모두 얻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웅에 대한 팀내 평가가 후한 이유는 성장세와 싸울줄 아는 투지 때문이다. 경기당 직구 최고시속은 148㎞ 안팎을 꾸준히 찍는다. 롯데 국내투수 중 최고스피드다. 피칭 스타일이 시원시원하다. 5월 들어 성적이 다소 하락한 이유는 최강타선인 두산을 두번이나 만났기 때문이다. 5월 8일 두산전에서 3⅓이닝 동안 5실점(승패없음), 5월 21일에는 4이닝 동안 5실점(선발패)했다. 안타도 많이 맞았지만 성과도 있었다. 8일 경기에서 4개의 탈삼진, 21일 경기에서는 5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두산전 볼넷은 각각 2개와 1개로 적은 편이었다. 상대가 강해도 피해 다니지 않았다.
야수 입장에서 가장 답답한 상황은 소속팀 투수가 계속해서 볼넷을 내주는 경우다. 투수가 볼 하나를 던질 때마다 야수들은 잔뜩 긴장한다. 내야수들은 포수의 사인에 맞춰 미리 수비 방향을 예측하기도 한다. 볼이 계속되면 맥이 풀릴 수 밖에 없다.
박세웅은 지난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체격을 키웠다. 체중도 7㎏ 정도 늘렸고, 웨이트트레이닝도 꾸준히 했다. 여름과 시즌 후반에 대비해서다. 전체적인 피칭밸런스는 지난해에 비해 분명 좋아졌다. 조 감독은 "잘 해주고 있다. 더 잘하겠다는 의지와 욕심이 있는 선수다. 이는 박세웅의 성장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송승준이 2군에 내려가 있는 상태다. 어깨 뒷근육에 위화감이 있다. 롯데 코칭스태프는 송승준이 2군에서 100% 피칭을 한 뒤 1군에 올릴 참이다. 섣불리 1군에 올리면 부진과 부상이 되풀이 될 수 있다. 공백이 불가피하지만 박세웅과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박진형이 분발한다면 버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울산=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