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앉아 마라도와 여의도에 각각 수십 대씩 있는 드론 편대를 원격 조종할 수 있는 'LTE 활용 드론 편대비행 기술'이 실현 가능해졌다.
LTE(4세대 이동통신기술) 통신망이 있는, 스마트폰 통화가 이뤄지는 곳 어디에서나 1명이 여러 대의 드론을 원격 조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기술의 실현으로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 발생한 가스 유출 사고나 산불 감시 등의 임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무거운 물건을 장착할 수 있도록 드론의 성능이 보완되면 정부가 추진하는 '드론 택배 서비스'도 앞당길 수 있다.
현재 드론 비행 기술은 근거리 무선통신망(와이파이)을 이용해 사용자가 드론이 눈에 보이는 거리(약 2∼3㎞) 안에서 조종하는 것이 보편화해 있다.
LTE 활용 드론 편대비행 기술은 국내에서 와이파이 군집비행에 처음 성공해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표창을 받은 울산과기원(UNIST) 손흥선 교수와 그가 지도하는 유니드론 팀이 개발했다.
손 교수는 이달 초 대학 드론 연구실에서 컴퓨터로 연구실 건물 밖에 있는 LTE 모뎀을 장착한 드론 10여 대를 조종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일부 대학이나 통신회사들이 LTE 무선모뎀을 장착해 원거리 조종에 나서고 있지만 1명이 1대를 조종하는 것에 불과하고, 편대비행에 성공한 예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편대비행이란 손 교수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과 GPS(위성항법시스템)를 이용해 각각의 드론에 비행할 공중좌표를 부여하고, 그 시각에 해당 좌표로 날아다니도록 하는 것이다.
드론 편대비행 기술이 근거리 무선통신망에서 LTE망을 활용하는 단계로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손 교수팀은 현재 50대 이상의 편대비행이 가능하다. LTE 모뎀만 확보하면 100대까지 편대비행할 수 있다고 손 교수팀은 밝혔다.
편대비행이 중요한 것은 드론을 이용한 임무 수행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데 있다.
1대의 드론 비행시간은 최대 30분 정도인데 20대가 함께 비행하면 임무수행 가능 시간은 총 600분으로 늘어난다.
2012년 경북 구미에서 불산가스 누출 사고가 났을 때 불산가스의 확산 경로를 몰라 1만 명이 넘는 주민이 가스를 마시고 치료를 받았다.
초동 조처가 미흡했고, 불산가스의 확산 경로를 몰랐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
드론 편대비행 기술은 이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5대에는 가스 채집장치를 부착하고 2대는 카메라, 3대는 풍향 측정기 등의 기능을 갖춘 드론 편대를 띄워 실시간으로 상황을 전송받아 주민을 대피시킬 수 있다.
공역(空域)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1대의 드론을 띄워서는 가스 측정을 하기가 어렵다. 편대비행이 필요한 이유다.
손 교수팀은 울산시와 공동으로 울산공단에서 발생하는 가스 누출사고, 산불, 원자력 사고 등 재난 발생에 대비하기 위한 드론 편대비행을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는 실행 단계다.
손 교수팀은 대학의 다른 연구팀과 환경오염물질 포집기를 개발해 이미 드론에 부착했다.
이 드론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와 유독물질 등을 고공에서 포집해 대기가 어느 정도 오염됐는지를 실시간으로 알려줄 수 있다.
드론 택배 서비스가 보편화하려면 손 교수가 구현에 성공한 LET 활용 편대비행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
1명이 1대의 드론을 보면서 조종해 물건을 배달하는 것보다 인력 운용이나 효과 면에서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손 교수는 "LTE 모뎀을 장착한 드론의 군집비행을 통해 원거리에서 산불과 공단 화재 등 재난상황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며 "기준치를 넘은 환경오염 물질이나 유독가스의 확산 방향을 고공에서 확인할 수 있어 주민이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 후쿠오카 원전사고 초기 사람이 접근할 수 없고, 상황을 몰라 초동조처를 할 수 없었다"며 "LTE를 장착한 드론 여러 대를 원전 주변에 패키지 형태로 설치해 두면 원거리에서도 사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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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