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야구가 야구다워지고 있다. 두 가지 증거 때문이다.
한화는 21일 대전 kt 위즈전에서 12회 연장 접전 끝에 8대8 무승부를 기록했다. 2연승 상승세를 3연승으로 이었으면 좋았겠지만, 상대에 내줄 뻔 했던 경기를 끈끈하게 무승부로 만들어 다시 연승을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승패를 떠나 한화 야구가 야구다워지고 있다. 일단 선발이 5이닝 이상을 끌어주니 정상적인 야구가 된다. 20일 경기에는 송은범이 6⅔이닝 무실점 투구를 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21일 경기는 2526일만에 선발로 나선 윤규진이 5회까지 무실점으로 잘막았다. 한화 토종 선발 투수가 이틀 연속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건, 무려 5년 만의 일. 2011년 5월 19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김혁민, 20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류현진이 호투한 게 한화의 마지막 기록이었다. 한화는 에스밀 로저스가 팔꿈치 부상을 털고 돌아왔기에 토종 선발진이 5~6이닝 정도만 책임져주는 야구를 한다면 반등 여지를 만들 수 있다.
두 번째는 집중력이다. 사실 21일 경기는 분위기상 역전이 쉽지 않았다. 자신들이 초반 기세를 올리다, 경기 중반 확 무너지고 말았다. 4-0 리드, 4-5 역전, 4-7 쐐기점이 나왔다. 그러다 8회 정근우가 극적인 동점 스리런포를 때려냈다. 연장 11회초 결승점이 될 뻔한 점수를 헌납했지만, 11회말 2사 후 베테랑 조인성이 극적인 동점타를 다시 날렸다.
단순히 지던 경기를 따라가서가 아니다. 한화가 이날 만든 8점의 점수는 모두 2사 후에 나왔다. 그만큼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고 있따는 의미다. 보통 2사 후에는 선수들의 집중력이 무사, 1사에 비해 떨어지는 게 야구다.
대전=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