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강석주 전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가 식도암으로 사망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했다.
21일 중앙방송은 "강석주 동지는 (식도암으로 인한) 급성호흡부전으로 주체 105(2016)년 5월 20일 16시 10분 76살을 일기로 애석하게도 서거하였다"며 "동지의 영구는 평양시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에 안치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과 영결하기 위하여 찾아오는 조객들은 5월 21일 16시부터 20시까지 맞이한다. 5월 22일 8시에 고인의 영구를 발인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부고'를 통해 "수령에 대한 고결한 충정과 높은 실력을 지니고 오랜 기간 우리 당의 위업을 충직하게 받들어온 강석주 동지를 잃은 것은 우리 당과 인민에게 있어서 커다란 손실이다"고 발표했다.
강 전 비서는 20년 넘게 '북한 외교 사령탑'으로 활약했다.
그는 1984년 외무성 부부장에 임명되고 나서 1987년 외무성 제1부부장, 1998년 외무성 제1부상으로 각각 승진해 북한의 대미협상과 핵외교를 총지휘했다. 2010년 내각 부총리에 임명돼 지난 2014년 4월까지 부총리직을 수행했다.
강 전 비서는 1994년 6월 평양을 방문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김일성의 회담에 배석했다. 같은 해 10월 로버트 갈루치 미국 북핵 특사와 북미 기본합의서에 직접 서명한 협상의 주역이다.
중앙방송은 "강석주 동지는 1990년대 초부터 반미 핵대결전을 승리에로 이끄시는 위대한 장군님의 천재적인 외교지략과 탁월한 영도를 실현하는 전초선에서 활약했다"고 평가했다.
또 강 전 비서는 1993년 북미 고위급회담 북측 대표를 맡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2000년 남북정상회담 고별 오찬을 비롯해 2001년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 2005년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 등과의 정상회담에 배석했다.
2000년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특사방미 때 동행하기도 했다.
2014년 5월에는 노동당 비서국 비서에 선임돼 북한에 외교 전반을 관장하면서 활발한 대외 활동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이후 건강상 이유로 공식활동을 접은 상태였다.
강 전 비서의 사망으로 북한 외교 엘리트의 세대교체가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