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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마프①] 김혜자의 홀로서기 vs 윤여정의 꼰대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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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배선영 기자] 2회까지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디어마이프렌즈'(이하 디마프)에서 "혼자 살 수 있어요!"를 외치며 홀로서기에 돌입했으나 달리는 차들로 가득한 차도에 뛰어든 희자(김혜자)와 혼자 다른 척 꼰대가 아니라고 말하는 화려한 싱글 오충남(윤여정)의 삶은 과연 어떻게 될까.

중견배우 김혜자와 윤여정이 '디마프'의 초반 호흡을 끌어가고 있다. 두 사람은 2회까지 방송된 드라마에서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것에 성공했다. 초등학교 선후배지간으로 올해 72세가 된 희자와 65세 충남은 반백년을 훌쩍 넘은 인생 속 어쩌면 가장 폭풍같은 시기를 지나가고 있는 중이다.

희자는 6개월 전 자신과 자식에 헌신적이던 남편을 잃었다. 이후 혼자 세상을 사는 것이 낯설고 어색하기만 하다. 특히 자식에게 짐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지독하게 싫은데,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존재 자체가 짐이 될 뿐이다. 혼자 씩씩하게 살아보려고 해보지만, 앞집 젊은 남자가 자꾸만 자기를 쳐다보는 것 같아 절친 정아(나문희)에게 연락했다. 하지만 오히려 친구에게 타박이나 듣고 가게 된 정신병원에서 망상성치매기가 있다는 진단을 받게 된다. 이후 팔차선 차로에 서보고 건물 옥상에도 올라가는 등, 아름답게 세상과 작별하기를 희망해봤다. 특히 2회 방송 엔딩에서 희자가 달리는 차 앞에 선 아슬한 장면이 등장해 시청자들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과연 세상살이의 요령이 통 없어 보이는 엉뚱한 희자는 홀로서기에 성공할까?

그런가하면 충남의 화려한 싱글로서의 자랑스러운 삶도 점점 위기에 달하고 있다. 카페를 운영하며 지성인 문화인 예술인들과 두루 호흡하며 살아가는 자신의 삶에 매우 만족했던 충남은 그녀만큼은 주변 노인네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루하루가 즐겁고 젊은 예술인들과의 호흡도 어딘지 뿌듯하다. 하지만 2회 방송에서 예술인이라는 주변 인물들이 실은 충남의 뒷담화를 하거나 그녀를 속여 비싼 값에 작품을 팔았다는 사실이 속속 등장하면서 충남의 삶에도 균열이 예고되고 있다. 조카나 다름없는 박완(고현정)이 충남에게 "이모도 늙었다. 꼰대다"라고 말하는 장면까지 등장했다. 과연 그녀가 그토록 주변 꼰대들에 진저리를 치듯, 실은 그녀 주변에 모여든 예술가 무리들도 충남을 꼰대라고 여기는 사실을 알고 받게 될 충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앞으로 충남이 끌고갈 관전 포인트다.

노희경 작가가 그리는 '디마프' 속 희자와 충남의 삶을 보고 있으면 무미건조할 것만 같은 노인들의 삶에도 젊은이들 이상의 말 못할 온갖 감정들이 피고 진다. 노인들의 이야기는 전혀 궁금하지 않다고 외치는 박완은 6070 노인들의 인생을 구태여 들여다보고 이해하려 하지 않는 오늘날 젊은이들을 상징한다. 하지만 박완이 서서히 그들 사이에 젖어들어가듯, '디마프'를 계기로 2030 젊은 시청자들 역시 이들의 삶에 노크할 수 있을까.

sypo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