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이 구미가 당기는 이유, 하나 더 늘었다.
대한축구협회는 1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6 KEB하나은행 FA컵 16강 및 8강 대진추첨식에서 "FA컵 20주년을 맞아 우승 상금을 기존 2억원에서 3억원으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1996년 제1회 대회 당시 우승 상금이 30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0년만에 무려 10배가 늘어난 셈이다.
개인상 부문도 기존의 MOR(Man Of the Round) 외 32강전부터 모든 경기에 최우수선수(MVP)를 선정해 시상하기로 했다. 상금은 32강부터 8강까지 개인당 100만원, 준결승 150만원, 결승 200만원이다. 신설된 경기 MVP 상금의 일정액(개인별 38만원)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조성된 '청년희망펀드'에 적립된다. 지난 32강전 MOR로는 아드리아노(서울)가 선정됐다.
지난해보다 50% 인상된 3억원의 상금을 놓고 다툴 16개 팀의 대진표도 확정됐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경기는 바로 FC서울과 안산무궁화다. 클래식 1위팀과 챌린지 1위팀의 외나무다리 승부. 두 팀의 만남이 확정되는 순간, 순식간에 의미가 확대됐다. 단순한 생존 차원을 넘어 양 리그의 명예와 자존심이 걸린 한판 승부다. 그만큼 서울과 안산 양 팀의 어깨가 무겁다.
서울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정상을 넘보는 최강자다. 클래식 10라운드까지 7승1무2패(승점 22) 1위. 여기에 팀득점(21골) 1위의 막강 화력을 자랑한다. FA컵과도 인연이 깊다. 지난해 전승 우승의 신화를 썼다. 올해는 32강전에서 대구FC를 4대2로 격파하고 16강에 안착했다.
비록 챌린지 소속이지만 안산은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다. 10라운드까지 7승3패(승점 21) 1위, 팀득점(16골)도 1위다. 양 리그의 실력차를 떠나서 성적만 보면 서울 못지 않다. 지난해엔 FA컵 32강전에서 고배를 마셨으나, 올해 늘어난 상금이 안산의 도전 의지를 자극한다. 서울과 안산의 결전의 날은 6월 22일 오후 7시 30분. 장소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다.
같은 날, 클래식 2위 전북 현대는 단국대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다. 단국대는 32강에서 상주 상무를 꺾은 파란의 주역이다. 전북의 '노련미'와 단국대의 '패기'가 정면충돌한다.
이 밖에 전남 드래곤즈와 용인시청, 수원 삼성과 부산 아이파크,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전시티즌, 부천FC와 경주시민축구단, 울산 현대와 광주FC, 성남FC와 성균관대학이 각각 8강 진출을 놓고 외나무다리에서 진검 승부를 펼친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