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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했던 KIA, 승률 5할 본능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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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힐듯 하면서도 바짝 다가서면 성큼 달아나는 5할 승률. 눈앞에 나타났다가 신기루처럼 사라질 때가 있었다. 김기태 감독 부임 첫해인 지난 시즌이 그랬고, 올해도 그랬다. KIA 타이거즈는 9승13패, 승률 4할9리로 개막 첫달을 마쳤다. 시즌 초반이라 중상위권과 승차가 크게 난 건 아니었지만 KBO리그 10개팀 중 9위. 매달 현실적인 목표 승률 5할을 내걸었기에 아쉬운 결과였다. 투타 데이터는 좋아졌는데, 들어대보면 허수가 있었다. 찬스 때 응집력이 부족하기도 했고, 들쭉날쭉 경기력에 편차가 있었다. 에이스간 맞대결에서 타선이 침묵해 아쉬움이 컸다. 정체된 듯 했던 타이거즈가 5월이 되면서 꿈틀거리고 있다. 온몸 가득 햇살을 받으며 활짝 기지개를 켜고 있다.

15일 한화 이글스전까지 5월에 열린 12경기에서 8승4패, 승률 6할6푼7리.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치고올라온 NC 다이노스(7승3패)에 이어 5월 승률 2위다.

사실 불과 2주전만 해도 그늘이 깊어보였다. 5월 3~5일 롯데 자이언츠에 3연전 스윕을 하면서 기세를 올렸는데, 6~8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줬다. 9승14패, 5할 승률 기준으로 -5경기에서 12승14패, -2게임으로 줄였다가, 12승17패, 다시 -5게임로 돌아갔다. 그런데 지난 주 반전이 일어났다. kt 위즈에 2연승 후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3연전 스윕을 거뒀다.

KIA는 1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8대7 1점차 승리를 거두고 17승17패, 승률 5할을 맞췄다. 11일 kt전부터 홈에서 5연승을 달리며 5할 승률에 도달했다.

암울했던 4월과 5월, 무엇이 달랐을까. 지난 4월 팀 타율 2할7푼3리-평균자책점 4.27. 3~5번 중심타선이 3할대 타율로 선전했으나 6~9번 하위타선(2할5푼5리)이 뒤를 받쳐주지 못했다. 답답했던 타선이 이번달들어 힘을 냈다. 5월에 열린 12경기에서 팀 타율 3할1푼3리를 기록했고, 득점권 타율3할1푼7리를 찍었다. 두산 베어스(3할4푼1리)에 이어 월간 팀 타율 2위다. 전체적으로 공격이 활발해진 가운데, 찬스 때 집중력이 좋았다. 팀 평균자책점도 4.00으로 살짝 내려갔다. 1~2번 테이블 세터(3할2푼)부터 클린업 트리오(3할1푼9리), 하위타선(3할3리)까지 고른 활약을 해줬다.

눈에 띄는 타자가 여럿이다. 나지완이 홈런 5개를 터트리며 한방을 뽐냈고, 베테랑 이범호(타율 4할5리, 15안타 2홈런 7타점)와 김주찬(3할8푼3리, 18안타 2홈런 5타점)에 '이적생' 서동욱(3할4푼5리, 10안타 1홈런 10타점)이 잘해줬다. '젊은 얼굴' 오준혁(3할2푼5리, 13안타 1홈런 8타점)을 비롯해 그동안 공격보다 수비 기여도가 높았던 김호령(3할4푼1리, 15안타 1홈런 6타점), 강한울(3할6푼, 6타점)이 존재감을 보여줬다. 상하위 타선 구분없이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반전을 이뤄낸 것이다. 최약체 공격력으로 평가됐던 타선의 변신이다.

하지만 지금같은 좋은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만 보긴 어렵다. 윤석민 임준혁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4~5선발이 약해졌다. 불펜도 정상 수준으로 보기어렵다. 안정적인 전력은 아니라는 평가다.

KIA는 지난해 67승77패, 승률 4할6푼5리를 기록하고 7위에 그쳤다. 시즌 중반까지 승률 5할 공방전을 벌였는데, 지켜내지 못했다. 7월까지 45승47패로 5할에 근접했지만, 후반기에 무너졌다. 8월부터 22승30패로 밀리면서 5할 승률에 -10게임까지 벌어졌다.

전력이 계속해서 떨어졌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신전력의 합류가 기다리고 있다. 후반기부터 임창용이 가세하고, 9월 초에는 병역의무를 수행중인 안치홍이 돌아온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