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했을 뿐이다."
호세 바티스타(토론토)의 얼굴을 가격한 루그네드 오도어(텍사스)가 빅리그 역대급 벤치클리어링을 유발한 후 하루 만에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오도어는 17일(이하 한국시각) 오클랜드전을 앞두고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몇 경기 출전 정지가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 내 행동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다 끝난 일이다. 과거의 일이다"고 말했다.
현지에선 오도어에게 무거운 벌금과 출정정지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텍사스 레인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그라운드 집단 몸싸움을 벌였다. 사구가 과격한 슬라이딩을 촉발했고 벤치클리어링까지 이어졌다.
이번 벤치클리어링은 16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벌어진 텍사스-토론토전 8회초에 터졌다.
토론토가 6-7로 뒤진 8회초, 3번 타자 호세 바티스타가 맷 부시에게 사구를 맞고 출루했다. 그는 지난해 텍사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결승 3점 홈런을 친후 '배트 플립'을 해 텍사스 선수단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주인공이다. 토론토는 지난해 텍사스를 제압하고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그런 바티스타는 다음 타자 저스틴 스모악의 3루수 땅볼 때 2루에서 과격한 슬라이딩을 했다. 이 동작은 텍사스 2루수 루그네도 오도어의 1루 송구를 어렵게 만들었다. 실제로 오도어는 1루에 악송구했다. 또 오도어가 다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베네수엘라 출신 오도어(22)는 화를 참지 못했다. 앞선 6회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오도어와 바티스타의 몸싸움이 시작됐다. 오도어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바티스타(36)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고 양 팀 선수들이 삽시간에 그라운드에 뛰어들어 집단 몸싸움이 벌어졌다. 양팀 사령탑과 코치들까지 가세했다.
이 벤치클리어링으로 경기는 10분 넘게 중단, 지연됐다.
토론토가 8회말 텍사스 강타자 프린스 필더에게 보복구를 던졌다. 토론토 불펜 투수 헤세 차베스가 필더에게 사구를 던진 후 퇴장 당했다. 다시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지만 8회초 같은 큰 충돌은 없었다. 3회 퇴장까지 합치면 이날 총 8명이 퇴장, 경기 중 벤치를 떠났다.
경기에선 텍사스가 7대6으로 승리, 2연승했다.
바티스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매우 놀랐다. 오도어는 나를 가격하려는 의도가 분명했다"고 말했다.
이날 3회 구심과 스트라이크존을 놓고 언쟁 끝에 퇴장당한 존 기븐 토론토 감독은 "꼴불견이었다"고 말했다. 제프 배니스터 텍사스 감독은 "두 팀은 이기기 위해 열심히 했고, 또 감정적이었다"고 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